▲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검찰 차량을 타고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17년 3월 31일 금요일. 하필 만우절 전날이다. 앞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매년 만우절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착한 거짓말' 같은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구속' 직후 보여준 '내림 머리'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결국 '피의자 박근혜'씨의 신분이 결국 하루 만에 '미결수용자'로 변경됐다. 이날 오전 3시 3분 서울중앙지방법원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30일 오후 7시경 8시간 반의 영장심사 종료 후 약 8시간 만에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역대 전직 대통령 가운데 '3번째', '22년만'에 구속된 전직 대통령. 그렇게 '미결수' 박근혜는 '298억'원대의 뇌물수수 등 '13개'에 달하는 범죄 혐의를 받으며 파면 당한 지 21일 만에 영어의 몸이 됐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다음 타자'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이렇게 적었다.
"우병우, 안봉근, 이재만, 정윤회, 이영선, 윤전추, 정동춘...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이미 구속된 피의자들과 피고인들 죄상 철저히 끝까지 밝혀내야 하구요. 원세훈과 2012 대선 여론조작범죄 가담자들도 결코 잊으면 안 됩니다. BBK, 4대강도."자, 이제 서울구치소에 입감된 '미결수용자' 박근혜씨는 '수인번호 0000'으로 불리게 된다. 지금도 구치소 '임시정부'라는 평을 받는 형국이긴 하다. '비선 실세'이자 '박근혜 절친' 최순실씨를 비롯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등 먼저 수감된 '박근혜의 공범'들로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박근혜씨의 입감은 특별하다. 수인번호 역시 특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재임 시절, 청와대 진돗개들의 이름을 국민에게 공모했던 박근혜씨의 행적을 복기하며 그의 수인번호도 역사적으로 기록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 일단 4가지의 수인번호 뒷자리를 추천하는 바다. 어느 하나 빠뜨리고 싶은 게 없다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마시라고, '리멤버 0416' "박근혜가 파면되니 세월호를 인양한다. 박근혜가 구속되니 세월호가 뭍으로 온다. 너무 좋아 덩실덩실 춤이라도 춰야 하는데... 생각지도 못한 참담함에 잠조차 잘 수 없다. 할 말을 할 수 없는 이 새벽. 아홉 분 미수습자 모두 찾을 수 있기를 바랄 뿐...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이 알려진 31일 새벽,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SNS에 적은 소감이다. 그렇게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이 되고 불과 5시간 만에 정부는 세월호의 인양을 결정했고, 31일 세월호는 목포신항으로 들어왔다. 국민들 역시 "박근혜가 가니 세월호가 올라왔다"며 아파했다.
꼬박 3년이 걸렸다. 그 세월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가짜 눈물'만큼이나 정부와 책임자들이 유가족들과 국민을 속인 시간이기도 했다. 콘트롤타워는 청와대였다. 청와대는 국정원 등을 동원해 세월호 인양은 물론 국민 여론을 좌지우지하려 했다. 관제데모를 동원했고, 일부 방송과 언론을 부추겼다. 세월호 특별법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좌초시켰다. 그러는 사이 유가족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이들은 '종북좌파'로 몰아갔다. 일명 '김영한 비망록'이 그 증거다.
2014년 4월 16일, '0416'. "(세월호) 노란색이 싫었다"던 최순실씨와 달리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는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그의 무책임과 무능력이 얼마나 많은 유가족들과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고통스럽게 할퀴었는지를. 그래서 예정된 구치소 생활과 오래오래 맞이할지도 모를 교도소 생활 동안 수인번호 '0416'을 달고 계시기를.
'박근혜의 숫자 18', '미결수 박근혜'에게 '0018' 혹은 '1718'을박 전 대통령의 파면과 검찰 조사, 세월호의 인양 이후 카카오톡 단체방 등 일부 SNS에서는 '18'이란 숫자와 '인간 박근혜'의 연결 고리가 화제 속에 공유됐다. 주로 산수 공부, 그중에서도 덧셈 공부를 하게 만드는 이 '박근혜의 18 법칙'은 볼수록 신묘하긴 하다.
'박정희 독재 18년', '영애로 18년', '은둔생활 18년', '정치입문에서 탄핵까지 18년',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청와대 입성 1476일 만에 쫒겨 남 1+4+7+6=18',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갈 때 타고 갔던 에쿠스 번호 20오8206 2+0+8+2+0+6=18', '박근혜 검찰 조사 2017년 3월 21일 대검찰청 1001호 2+0+1+7+3+2+1+1+0+0+1=18', 세월호 사건 2014년 4월 16일 2+0+1+4+4+1+6=18', '세월호 인양 2017년 3월 23일 2+0+1+7+3+2+3=18'. 한낱 음모론자들의 숫자 놀음이라고 치부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탄핵 정국을 거치며 촛불집회에 참여한 연인원 '1600여 만' 국민들이 보여준 '박근혜 구속'의 염원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결국 국민들은 이러한 '18의 법칙'까지 고심하면서까지 국정 농단과 불법을 자행한 대통령의 단죄를 염원해왔던 것 아니겠나. 미결수 박근혜씨의 수인번호로 자신을 상징하는 '18'을 붙여 '0018' 혹은 '(20)1718'을 추천한다.
'박정희 체제'의 완전 종식, '1026'아직까지 존재한다. "박근혜가 불쌍하다"고 애태우는 일부 지지자들이. '친박'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이해득실을 위해 '전직 대통령 박근혜'를 이용하고, 또 5060 세대 중 일부는 '화양연화'와도 같았던 자신들의 젊은 시절 '통치자'였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전직 대통령 박근혜'의 옹호로 동일시한다. 같은 맥락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제 박근혜 시대는 끝났다"고 논평했고,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치주의 조종이 울린 날"이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근조' 표시를 달았다.
두말 할 것도 없다. "다시 민주주의"다. '공안'과 친근했던 박 전 대통령은 유신 시절을 함께 했던 '법기술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청와대로 불렀고, '공안검사' 출신 황교안을 법무부장관에 이어 총리로 임명했으며, '법꾸라지' 우병우를 민정수석에 앉혔다. 법 위에 군림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이들 '법비'들을 호위무사 삼아 국민들 위에 군림하려 했다.
하지만, 1979년과 2017년은 다르다.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은 김재규의 총탄에 의해 권좌에서 물러났지만, '독재자의 딸' 박 전 대통령은 국민들의 힘으로 법절차에 의해 완전무결하게 쫓겨났다. '박정희 후광'에 힘입어 대통령이 됐던 딸이 한국사회에서 망령처럼 떠돌며 잔존했던 '박정희의 유령'과 '박정희 체제'를 스스로 완전히 종식시킨 셈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민주주의에 입각해 이뤄낸 역사의 진보라 할 만 하다.
"주문, 피청구인 박근혜를 파면한다", '0310'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이정미 재판관의 일성은 역사적인 순간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파면이 결정되자, 구속이 이뤄졌고, 이제 재판이 진행될 것이다. 물론 일부 국민들도 여전히 친절하다. '미결수 박근혜'씨가 TV 드라마를 못 보면 어떡하나, 주사는 어떻게 맞나, '올림머리'는 못 할 텐데 하는 구속된 전직 대통령에 대한 걱정으로 충분히 예우를 하는 중이다.
누구는 '미결수 박근혜'의 인권을 먼저 걱정하는 듯하다. 그럴 필요 없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제대로 활동했던 민주정부 10년을 거치며 교도소 인권도 몰라보게 향상됐다고 하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이제 '친박' 의원들을 포함해 '박근혜의 공범'들과 부역자들에게는 진정한 '헬조선'이 열렸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미결수 박근혜' 다음 타자로 여러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고, 급기야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인기(?)다. 마침 BBK 사건의 주역인 김경준씨도 "진실을 밝히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와 더불어 촛불광장에서 울려 퍼졌던 정치‧재벌‧검찰‧언론 개혁의 국민적 요구도 어느 때보다 드높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나듯, '적폐 청산'와 동일어로 볼 수 있는 '사회정의'는 시대정신이라 할 만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새로운 꿈"을 꿀 때다. 광화문광장에 울려 퍼지던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가사를 다시 되새길 때다.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우리 함께 노래 합시다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그런 의미가 있죠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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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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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결수 박근혜' 수인번호, 세월호 '0416'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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