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가기까지 29년을 기다렸습니다"

피터 박 선생님의 아프리카 여행

등록 2017.04.05 08:38수정 2017.04.05 08:39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잠비아의 리빙스턴과 잠베지(Zambezi)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폴스에 있는 리빙스턴의 동상. 그는 잠베지(Zambezi) 강을 유럽인으로서는 최초로 목격하고 그 강의 거대한 폭포를 발견하고 영국 여왕의 이름을 따라서 빅토리아(Victoria) 폭포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잠비아의 리빙스턴과 잠베지(Zambezi)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폴스에 있는 리빙스턴의 동상. 그는 잠베지(Zambezi) 강을 유럽인으로서는 최초로 목격하고 그 강의 거대한 폭포를 발견하고 영국 여왕의 이름을 따라서 빅토리아(Victoria) 폭포라고 명명하였습니다.이안수

# 1


28년 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신 분이 몇 년만에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3월 24일, 그분과 모티프원에서 하룻밤을 함께 했습니다.   

모든 시간이 낯설었던 이민 초기의 시련을 잘 극복하고 시 공무원이 되어 지금까지 순탄한 삶을 이어올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죽기 전에 제가 받은 것들을 그 일부라도 세상에 되돌려주고 싶어요. 그래서 은퇴 후의 시간들을 아프리카로 가서 제가 가능한 재능을 그분들을 위해 사용하고 싶어요."

전공과 환경분야의 업무 경험을 살려 수질을 개선하는 일에 손을 보태고 싶어 했습니다.

"가뭄뿐만 아니라 수질의 오염으로 먹을 물이 부족하다는 아프리카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그곳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 은퇴할 때는 아니지만 이번 여름휴가 때에는 직접 아프리카로 가서 현장을 답사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할 예정입니다."


# 2

아프리카를 생각할 때마다 29년 전 한국을 떠나기 전에 만났던 한 아프리카 청년이 생각난다고 했습니다.


"88년 서울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였습니다. 외국인들이 대거 입국했었지요. 제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도 방문 외국인들을 안내하는 봉사를 하곤 했습니다. 한 번은 아프리카 서부의 가나에서 온 청년이 우리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방문에 대한 친밀감의 표시로 교회 책장에 있었던 유일한 영문판 책인 데이비드 리빙스턴 전기를 꺼내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표지를 보자마자 마땅한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표지에는 사파리 복장의 근엄한 리빙스턴과 그의 앞뒤로 헐벗은 원주민이 짐을 멘 맨발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아프리카를 위해 헌신한 위대한 의료선교사 리빙스턴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려서 공감을 얻고 싶었던 그의 생각은 빗나갔습니다.

"저는 아프리카에 복음을 전하고 노예무역을 금지하도록 노력한 리빙스턴과 그 전기의 표지 이미지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프리카 청년을 통해 당사자는 그 이미지를 차별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다른 면을 처음으로 인식한 게 된 것입니다."

그 또한 이민생활에서 차별을 느낀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그 표지의 그림을 대하던 그 아프리카인의 표정이 생각났습니다.

"미국 원어민의 말과 행동이 제가 가나인에게 그랬던 것처럼 차별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가 아프리카로 간다면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완전히 버릴 수 있을 때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베푸는 시각이 아니라 동일한 인간으로서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같이 해결하는 것은 물론 함께 먹고, 함께 잘 수 있는 내면의 성숙이 이루어졌을 때 가겠다,는 마음을 29년째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이루어질 피터 박 선생님의 아프리카 첫 대면이 참 궁금합니다.

덧붙이는 글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리빙스턴 #빅토리아폴스 #아프리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삶의 다양한 풍경에 관심있는 여행자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 4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5. 5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