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아카데미 개강식 모습. 한평아카데미 개강식 모습.
최종환
이종석 전 장관은 인사말에서 "남북관계와 북한은 우리가 객관적으로 바라볼 문제다"라며 "어떤 기준이나 잣대가 합리적인지 생각해보며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가 철저히 제한된 북한 문제를 현상과 시류에 치우치지 않고 엄밀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라는 의미다.
또 이 전 장관은 북한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오랜 편견을 털어놓으면서 강의의 흥미를 유발했다. 20여 년 전 북한연구가 본격화 될 즈음 우리 사회에 김일성은 '가짜'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권력의 칼자루을 쥔 북한 군부가 김일성을 뒤에서 조정한다는 이야기다. 믿거나 말거나 식 풍분이 돌면서 북한은 이해할 수 없는 '악마 국가'가 됐다.
북한군이 총을 들고 주민들을 압박주는 사진이 잔뜩있는 초등학교 교과서는 '혐북'을 유발시켰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계에선 객관적인 북한 연구가 거의 없었다는 게 이 전 장관의 주장이다. 그래서 나온 게 '내재적 접근'이다.
이종석 전 장관은 "북한 연구에서 중요한 점은 내재적 접근이다. 우선 북한의 논리를 봐야한다"며 "북한의 의도와 양태를 그들의 입장에서 분석하면 의외로 한반도 문제를 쉽게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인과 결과의 논리적 관계에 주목해 북한 문제를 객관적으로 봐야 정확한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잔재해 있는 '혐북'과 '반북'의식을 버리고 제3자 입장에서 북한 문제를 이해하라는 지적이다.
북핵 문제, 중국이 해결사? '글쎄'지난해 미국 트럼프 정권의 등장으로 한반도 정세는 물론 전 세계가 불확실성에 빠지고 있다. 북핵 문제 역시 어떻게 해결 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 가운데 우리 사회에는 중국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강조되고 있다. 마침 미중 정상회담 개최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도 한 껏 무르익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은 중국 역할론에 일침을 가했다.
우선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 안하면 우리가 한다'는 발언에 대해 '유체이탈화법'이라고 운을 뗐다.
이종석 전 장관은 "1994년 제네바 협의에서 보듯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의 본질은 북미관계다"며 "미국이 북한을 설득하도록 우리 정부가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참여정부 당시 9·19공동성명과 2·13합의 등은 모두 북미관계가 개선되면서 벌어졌다"는 점을 거론했다.
남북통일, 결국 '포용'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