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연향도서관 청소년 인문학학교왼쪽부터 발표자와 경청하고 있는 이옥수 작가
황왕용
"세월호에서 그 많은 학생이 위험한 상황에서 왜 빠져나오지 못했을까요? 배가 기울어져가는 상황에서 무조건 나와야겠다고 생각하지 못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선장이 나오지 말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스스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 학생들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교육이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경험을 박탈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4월 15일, 순천연향도서관에서 150여명의 학생, 학부모, 교사 앞에서 '이옥수' 작가는 이처럼 이야기를 시작했다. 모두 학원 주말 보강에 바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꽤 많은 학생이 도서관 인문학 강좌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옥수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열등감에서 빠져나온 경험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통해 학생들의 공감을 불렀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고 말할 수 있도록 시간을 이끌었다.
풍덕중학교 3학년 여학생은 자신이 애니메이션 '오타쿠'라며 오타쿠에 대한 생각을 물었고, 매산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은 오타쿠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며 위로했다. 학생이 질문하고 학생이 위안과 답변을 주는 묘한 환경에 놀라웠다.
순천신흥중학교 2학년 강지우 학생은 "책도 잘 읽고 싶고, 글도, 말도 잘하고 싶은 데 방법을 모르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대해 너무 잘하려는 욕심을 갖지 말고, 천천히 하나씩 해결하자며 파이팅을 외쳤다.
제일고등학교 1학년 이하린 학생은 꿈꿨던 예고 진학이 좌절되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피아노에 대한 꿈을 이제는 포기해야할 것 같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눈물이 곧 쏟아질 것 같은 표정에 많은 학생이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을 전했고, 박수를 보냈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20여 명의 학생들이 발언을 했다. 마지막으로 삼산중학교 학생의 학부모는 오늘과 같은 용기, 열정 등이 전체적인 교육 현장에 뿌리내리면 좋겠다고 했으며, 오늘(15일) 저녁 7시 30분 조례호수공원에서 세월호 추모 행사가 있음을 말했다. 곧바로 많은 학생이 추모의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행동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