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페즈 영묘의 구리 돔 천정
이상기
어둠이 내린 밤에도 사람들은 허페즈 영묘를 떠나지 않는다. 오히려 시원한 밤의 분위기를 즐기는 것 같다. 아이들은 뛰어놀고,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은 대화한다. 어른들은 석관 주변을 돌아보거나 계단에 앉아서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자식을 데리고 온 부모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준다. 나는 이러한 광경을 보며, 허페즈 영묘의 특징과 의미를 하나라도 더 알아보려고 노력한다.
밤이 되어 조명을 하니 영묘 구리 돔 천정의 타일 장식이 더 환상적으로 보인다. 파랑색과 에메랄드색을 기본 톤으로 붉은색 계열을 가미했는데, 도안이나 색감이 정말 은은하면서도 아름답다. 서양 사람들이 이런 문양을 보고 아라베스크라는 말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아라베스크는 원래 아라비아 사람들이 사용하는 장식예술을 의미하지만, 이제는 그 의미가 기하학적인, 종교적인, 신비적인, 환상적임으로까지 확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