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위는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즐겨먹습니다. 축축하고 그늘진 곳에서 잘 자랍니다.
전갑남
주위에 자란 풀만 뽑아주면 머위는 봄부터 가을까지 요긴한 반찬거리로 쓰입니다. 요맘때 자란 머윗잎은 나물로 무쳐먹고, 키가 훌쩍 자란 머윗대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껍질을 벗겨 이용합니다. 육개장과 같은 탕국에 넣으면 살강살강 씹히는 맛이 색다릅니다.
머위는 식재료이지만, 민간요법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머위 새순을 보면서 아려한 옛추억을 떠올려봅니다.
초등학교 철없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그 시절에는 숙제를 안 해 가거나, 친구들과 싸우는 등 말썽을 피우면 선생님은 회초리를 드셨습니다. 손바닥, 종아리를 맞거나 잘못이 클 땐 엎드려뻗쳐 자세에서 궁둥이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 땐 내남없이 엄히 매를 맞고 컸습니다.
낭창낭창한 회초리가 종아리나 궁둥이에 닿으면 무척이나 아팠습니다. 안절부절못하며 선생님께 용서를 빌곤 했습니다.
매 맞은 종아리나 엉덩이는 금세 시퍼렇게 피멍이 들었습니다. 피멍이 든 자국은 쉽게 풀어지지 않았습니다.
매 맞은 멍 자국을 보게 된 어머니는 무척 속 상해하셨습니다.
"요놈아, 오죽하면 선생님이 매를 드셨을까! 뭘 잘못했어? 숙제 안 해 가지는 안했을 테고, 친구들과 싸움질을 했나? 다음에 또 그러면 그땐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다! 알았어?"멍이 든 곳을 어루만지시던 어머니는 어느 틈에 머위밭에서 머윗잎을 잘라왔습니다. 잘라 온 머윗잎을 절구에 넣고 잘근잘근 짓이겨 멍이 든 부위에 붙여주셨습니다.
"이거 붙이고 하룻밤 자고나면 가라앉을 거니까 떼지 말어!"어머니가 붙여준 사랑 때문인지 멍 자국은 며칠 새 가라앉았습니다. 정말 신통방통하였습니다.
몸에 좋은 머위의 효능먹위, 머구라고도 불리는 머위는 예전부터 전해오는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가 있습니다.
옛날 애정이 두터운 어느 부부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는 세월은 막을 수 없는 법. 부인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남편의 양기(陽氣)가 예전만 못한 것을 느낀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