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 <미디어몽구>, <뉴스타파>
민주언론시민연합
자본에 포섭된 대의민주주의 체제와 대중매체의 한계로 인해 대중의 저항이 폭발한 사례는 세계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그 가운데 SNS와 같은 새로운 매체의 가능성에 눈 뜨게 한 사건으로는 2010년대 전반 '아랍의 봄'으로 불렸던 중동지역의 민주화 운동과 2014년 '우산혁명'으로 불렸던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들 수 있다. 기존 매체가 다루어주지 않던 시위대의 주장과 상황을 SNS를 통해 국내는 물론 국외로까지 알려냄으로써 운동의 성과를 상당히 거둘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한국의 '촛불 혁명' 역시 대의민주주의와 대중매체의 한계로부터 촉발되어 뉴미디어를 통한 직접민주주의 가능성을 상당히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해를 넘기며 서울의 광화문 광장과 전국 시군의 주요 광장에서 누적 인원 일천오백만 명 이상이 모인 '촛불집회'는 아무런 물리적 충돌 없이 현직 대통령을 파면시켰다.
대중매체와 대의민주주의 체제가 몰랐거나 알고도 침묵한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국민의 힘으로 백일하에 드러나게 했다. 자칫 대중매체에 의해 시위의 진의가 왜곡될 수 있는 상황에서 SNS 등을 통해 스스로의 상황을 알려냈는가 하면 의미 있는 진실을 공유해나감으로써 권력과 자본의 방해를 잘 차단할 수 있었다.
확대해야 할 독립미디어의 영역과 역할 촛불광장에서 공유했던 이야기처럼 그저 한 사람의 대통령을 갈아치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체제 자체를 바꾸기 위해서라면 잘못된 대중매체의 적폐 청산과 대의민주주의 체제의 권력자 교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런 이유로 오는 9일 새로 들어서는 정부가 새로운 권력자가 아니라 새로운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면 태생적으로 자본에 예속되기 쉬운 대의민주주의 체제와 대중매체를 보완하거나 견제할 시민영역과 독립미디어 영역을 지원하고 활성화시키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독립미디어라 함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위치에 있는 미디어다. 여기에는 블로그를 활용한 1인 미디어도 있을 수 있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한 조직수준의 미디어도 있을 수 있다. 이미 적지 않은 미디어가 존재하고 있지만 생존이 쉽지 않으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유공간이 적어 확장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좋은 콘텐츠 생산을 위한 기획에 사전제작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는가 하면 공공기관의 브리핑룸 등에 접근이 용이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할 필요도 있다.
시민 누구나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쉽게 감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적 정보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도 보다 쉬워져야 한다. 여기에 (가칭)대안미디어재단을 설립한다면 독립미디어가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독립미디어 활성화에 어두운 구석이 없지 않다. 지난 탄핵 정국에서부터 문제를 크게 일으키기 시작해 대선 정국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짜뉴스의 양산 가능성이다. 정파성에 눈이 먼 나머지 일단 적을 무너뜨리고 보자는 독립미디어가 기승을 부린다면 사회 전체가 불신의 늪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독립미디어만 가짜뉴스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모든 매체 종사자의 양식과 양심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를 유인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내는 번거로움이 있을지라도 독립미디어의 지원과 진흥은 그간 대의민주주의와 대중매체가 보여준 한계를 감안할 때 불가피한 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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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본' 눈치보는 언론들... '독립미디어' 확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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