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 뚝방길의 벚꽃
손안나
벚꽃 터널을 지날 때마다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옵니다. 진해 군항제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이지역의 벚꽃은 오래되었고 아름다워요. 더구나 젊은 날의 기억을 추억으로 누리게 하기에 더 행복하답니다.
제가 어렸을 적부터 전주, 익산, 군산을 잇는 전군가도는 벚꽃으로 유명하였어요. 대학 4년 동안 익산에서 전주로 통학을 하였는데 항상 중간고사 기간에 벚꽃이 절정이었어요.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시험공부를 하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마지막 버스를 타곤 하였는데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라 주변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깜깜한 어둠 속에 버스의 헤드라이트만 한줄기 빛으로 달리고 그 빛 속에 벚꽃들이 흩날리면 그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환상적이지요. 그것을 바라보며 마음으로 다짐을 해요. '시험이 끝나면 내 기필코 꽃구경을 떠나리라.' 그러나 시험이 끝나면 꽃은 지고 잎이 돋아 그 몽환적 아름다움은 이미 먼 이야기가 되어 버렸어요.
엄마와 같이 있고 아무리 경치가 아름다워도 피 끓는 청춘에게 시골살이는 더욱이 대중교통이 불편한 시골살이는 지루하고 따분하지요. 딸아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 하기 시작했어요. 더구나 집에 텔레비전도 없으니 귀가하면 아니, 해가 지면 정말 할 일이 아무 것도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