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우도설운 장군 사당 지령사
나기옥
활동이 위축된 왜구들은 꾀를 내어 거짓 상소문을 조정에 올렸다. 반인반어의 괴물이 어부들을 괴롭혀 고기잡이를 못하고 굶어 죽어간다는 내용이었다. 조정에서는 관군을 보내 괴물을 잡도록 했다. 설운 장군은 관군에 맞서 싸웠고, 그 와중에 인근의 욕지도 판관의 부인을 잡아다 아내로 삼았다. 판관 부인은 관군과 내통하여 장군을 사로잡히게 했다. 관군은 설운 장군의 목을 쳤지만 그때마다 다시 목이 붙었다. 이에 판관 부인이 잘린 목에 메밀가루를 뿌려 목이 다시 붙지 못하게 했고 결국 설운 장군은 죽었다.
이후 왜구의 노략질이 다시 되살아나자 섬 주민들은 설운 장군을 기리는 사당을 짓고 음력 시월 보름 제사를 지냈다. 왜구로부터의 보호와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서였다.
전에는 매년 제사를 올렸는데 이즈음에는 3년에 한 번 올린다. 전날 밤 11시에 설운 장군 가묘(假墓)에서 제사를 올리고 아침에는 지령사에서 굿을 한다. 방문객이 마음대로 참관할 수는 없다. 일주일 전부터 지령사 부근에 부정한 사람의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꼭 보고 싶다면 사전에 마을측과 협의하여 허락을 받아야 한다.
웬만한 지역 큰 바위나 수백 년 나이의 나무에 전설이 없는 게 없으니 설운 장군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고 섬 소개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