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 보건의료원장 4개월째 공석... 의료공백 발생 우려

전남도 인사위 임용공고 2회에도 지원자 없어... 완도군, 개방형 직위 전환으로 지원 폭 확대 방침

등록 2017.05.29 19:48수정 2017.05.2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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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신문

전남 완도군 보건의료원장이 공석인 채 4개월째 접어들면서 자칫 후임자 임명이 늦어져 의료공백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완도군은 전임 신경수 원장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사직함에 따라 지난 1월 말 사표를 수리했다. 지역 내에서는 표면상 이유일 뿐 "일을 제대로 못 하게 곳곳에서 발목을 잡아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사퇴했다"는 뒷말만 무성한 채 신 전 원장의 사직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지역의료원장이 4급 서기관급이라 완도군은 전남도 인사위원회에 의뢰해 지난 2월 9일과 24일 각각 임용 공고와 임용 재공고를 했지만, 지원자가 없어 아직까지 후임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완도군 보건의료원장은 의료법에 의한 의사면허 소지 후 관련 분야 근무·연구 경력 4년 이상의 자격요건을 갖춘 자로 연봉은 2016년을 기준으로 최하 5800만 원에서 최고 8600만원 사이에서 계약직으로 임명하고 있다. 완도군의 1개 의료원, 11개 보건지소, 18개 보건진료소에 대한 보건행정과 진료업무, 의료원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 등을 관장해야 하는 과중한 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자리다.

또 진료업무를 담당하는 의사 대부분이 병역의무를 대신하는 공중보건의(34명)들로 구성돼 있어 이들을 원활히 통솔하고 군민들에게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주로 보건의료원장으로 전문의를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서 전문의를 의료원장으로 선호하는 만큼 대부분의 전문의 출신 보건의료원장들은 임기를 모두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 보건의료원장을 영입하지 못하는 지역 보건의료원들의 사례를 보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신분 보장이 안 되는 계약제 임기와 지역사회의 업무 발목잡기, 업무과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급여, 지리적 특성 등이다.

우선 신분 보장이 안 되는 계약제 임기와 지역사회의 발목잡기는 보건의료원장들이 자신들이 철학을 가지고 어려운 의료여건을 가진 지역 보건의료원을 운영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계약제 임기로는 장기적인 보건의료원의 발전계획을 세울 수도 없고, 외부 영입이 되다 보니 지역 인사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업무 발목잡기라는 텃세 아닌 텃세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업무과다와 상대적으로 열악한 급여도 보건의료원장들이 그만두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완도의료원의 경우 수당을 포함한 최고 8600만 원으로 급여를 기준으로 하면 월 급여가 700만 원이 약간 넘지만, 보통 웬만한 병원 의사들의 평균 월 급여가 1500만~2000만 원이기 때문에 느끼는 상대적인 박탈감도 크다.

나름대로 보건의료원장으로 오게 되면 지역민에 대한 봉사의식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거기에다 일반 병원은 자기 진료만 하면 되지만, 보건의료원장의 경우 보건행정과 진료업무, 의료원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 등 업무가 과다하다. 특히 직원을 관리해야 하는 조직관리 업무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대도시에서 거리가 멀수록 지원을 꺼려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완도군도 행정기구 시행규칙을 변경해 보건의료원장을 지방직으로 전환해 전남도 인사위원회에서 공채로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군에서 직접 지원조건을 완화해 임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완도군 자치행정과 이진범 담당은 "전남도에 임용 요청을 했지만 2회 모두 지원자가 없었다. 지원자가 없다고 언제까지 공석으로 놔둘 수도 없는 일이다. 나이 제한을 없애고, 범위 내에서 경력을 보고 급여 산출도 조정하면 뜻이 있는 유능한 인재의 폭넓은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규칙을 개정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완도군 보건의료원장이 4개월째 공석인 가운데 잦은 보건의료원장들의 중도 사직에 대해 언급한 어느 언론 인터뷰에 나온 한 지방의료원장의 말은 완도군이 곱씹어 볼만한 내용이다. 그는 "한 직장에 적응하고 전문성을 발휘하려면 3년이라는 시간도 짧다. 하물며 공공성과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자리인데 원장 자리가 불안하면 어떻게 자신의 철학을 뚝심 있게 실천할 수 있겠느냐"며 "공공의료에 대한 전문성을 뚝심 있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착한 적자를 지원한다 하더라도 원장의 책임 경영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완도 #보건의료원장 #완도보건의료원장 #의료공백 #보건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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