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도시텃밭도 여가시간을 이용해 직접 농사를 짓는다는 점에서 주말농장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도시텃밭은 주말농장보다 진화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진제공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주말농장에서 도시텃밭으로 진화가 갖는 의미
도시농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보다 텃밭이고, 텃밭하면 떠오는 게 주말농장이다. 주말농장이라는 개념은 농업협동조합이 시작한 것으로, 말 그대로 도시 사람들이 주말마다 텃밭을 가꿀 수 있게 소규모로 농지를 분양하면서 시작했다.
또한 정부가 '농지법'을 일부 개정해 소규모(약 1000㎡ 이하) 땅을 주말농장으로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농협 외에도 민간이 운영하는 주말농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도시농업이라는 개념은 주말농장보다 늦은 2004년 무렵 생겼다. 도시농업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부터 주말농장이라는 단어보다 '도시텃밭'이라는 개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2007년 도시농업을 전문으로 하는 민간단체가 발족해 '도시농부학교'를 운영하는 등 도시농업운동이 본격화하면서 '도시농부', '도시텃밭'이라는 개념이 도시 사람들의 일상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주말농장과 도시텃밭은 텃밭농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도시텃밭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전통적으로 주말농장은 농지 주인이 일정기간 텃밭을 임대분양하고 관리도 해주는 방식이다. 분양받은 사람은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고 통상 약 10개월(3~11월)간 분양받은 텃밭에서 작물을 키운다.
도시텃밭도 여가시간을 이용해 직접 농사를 짓는다는 점에서 주말농장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도시텃밭은 주말농장보다 진화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진화한 운영방식은 다양한 가치를 제공한다.
우선 친환경농사를 지향한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담당 부서를 설치해 도시농업을 장려하고 지원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를 보면, 도시텃밭을 무화학농약, 무화학비료, 무비닐멀칭(비닐로 땅을 덮어 농사짓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운영한다. 이는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건강한 먹을거리를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에도 부합한다.
두 번째는 교육공간이라는 것이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세대를 위한 체험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고, 도시농부를 희망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텃밭교육 실습장으로 활용되면서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고,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세 번째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 형성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텃밭 개장식은 물론 월별 텃밭 공동체 모임, 추수행사 등으로 세대 간, 계층 간 소통과 화합에 기여하고 있다.
네 번째는 수확물 나눔으로 기부문화 확산이다. 수확한 농산물의 일부를 나누기도 하고, 일부 도시텃밭은 도시농부들이 뜻을 모아 아예 기부를 위한 텃밭을 따로 운영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도시텃밭은 복지, 일자리, 자원순환, 치유 등의 가치를 품고 있으며, 이 같은 가치를 토대로 시민들에게 계속 확산되고 있다.
생물, 문화, 사회적 다양성이 공존하는 도시농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