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위 외교관, 파리협정 탈퇴 항의하며 '사임'

주중 미국 대사 대리, 트럼프의 파리 협정 탈퇴에 '불복종'

등록 2017.06.07 07:11수정 2017.06.0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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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랭크 중국 주재 미국 대사 대리의 사임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데이비드 랭크 중국 주재 미국 대사 대리의 사임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BBC

미국의 베테랑 외교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에 항의하며 전격 사임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각) 데이비드 랭크 중국 주재 미국 대사 대리는 "부모로서, 애국자로서, 기독교도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협정 탈퇴를 수행할 수 없다"라며 사임을 발표했다.

1990년 국무부에 입부한 랭크 대사 대리는 27년간 아프가니스칸, 대만, 그리스, 모리셔스 등을 거쳤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근무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중 미국 대사로 지명한 테리 브랜스테드 전 아이오와 주지사가 공식 부임할 때까지 대사 대리를 맡아왔다.

국무부도 공식 성명을 통해 "랭크 대사 대리가 개인적적인 결정(personal decision)을 내렸다"라며 "그가 오랫동안 그가 국무부를 위해 헌신한 것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라고 사임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전 세계 195개국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을 합의한 파리 협정이 미국 경제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탈퇴를 선언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랭크 대사 대리의 사임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기후변화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한 외교 전문가는 "개인적인 정치 성향보다 국가를 대표하는 것에 자부심을 갖는 외교관이 대통령의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라며 "(트럼프 정권 출범 후) 자신의 의무와 양심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랭크 대사 대리가 사임하지 않았다면 그의 외교적 전문성과 지식이 미·중 관계를 강화하는 데 요긴하게 쓰였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뛰어난 인력을 잃어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최근 뉴욕, 캘리포니아 등을 비롯한 미국의 13개 주 주지사, 19개 주 검찰 총장, 200여 도시의 시장 등은 공동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을 비판하며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파리 협정에 준하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랭크 #도널드 트럼프 #파리 기후변화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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