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나무 숲에서 즐기는 록음악
이재규
그린블루 뮤직 페스티벌은 올해로 벌써 3회째다. 첫회는 이서 물고기 마을에서 했고 2회는 완주에서 장소를 찾지 못해 김제에서 치렀다. 다행히 올해는 상관 편백나무 숲지기들과 연결이 돼 다시 완주에서 하게 됐다. 참여한 밴드는 우리나라 밴드가 56개, 대만·일본·프랑스에서 온 밴드가 11개까지 총 67개 밴드이다. 주최 측에 예산이 없어 교통비도 주지 못했는데 참여한 밴드는 모두 자신들이 경비를 부담해서 왔다. 뿐만 아니라 페스티벌의 진행 스태프도 모두 자원봉사자들이다.
더 놀라운 것은 편백나무 숲지기들과 주변 펜션 사장님들이다. 숲지기들은 페스티벌 장소를 무료로 임대를 해줬을 뿐만 아니라 숙박하는 관객을 위해서 2, 3인용 텐트 100여 개를 설치해줬고, 주변 펜션 사장님들은 무료로 방을 2개씩 내 주셔서 외국에서 참가한 밴드들의 숙박을 해결할 수 있었다. 편백나무 숲 숲지기들도, 펜션 사장님들도 무엇보다 주최하고 있는 박인열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서 축제를 만들어간다면 조만간 한국에서 제일 핫(HOT)한 축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2박 3일간 낮 공연은 무료이고 밤에 레드와 블루 스테이지에서 하는 공연만 유료다. 낮에는 6개의 스테이지에서 하는 모든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사실 밤 공연도 마음만 먹으면 그냥 무료로 볼 수 있다. 입장을 확인하고 체크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너무 허술해서 도무지 이윤이 남지 않을 것 같았다. 텐트는 1박 2일에 6만 원, 2박 3일엔 8만 원으로 개인은 침낭과 세면도구만 가지고 오면 숲 속에서 캠핑과 음악축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그린블루 뮤직페스티벌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장사를 할 의사가 없는 사람들인 모양이다. 많은 축제들에서 질리도록 보는 천박한 상술이 이곳엔 없다. 그래서 더 편안하고 더 즐겁다.
인디밴드들의 소풍을 꿈꾸는 사람과 숲에서 지속가능한 재미있는 놀거리를 찾는 숲지기들 그리고 상생을 꿈꾸는 마을 사람들이 있어서 그린블루 뮤직페스티벌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서로 다른 많은 사람들이 하나 되어 놀 수 있는 공간이 됐다. 다양성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고 더 큰 기쁨과 즐거움으로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었다. 사람들의 상생을 위한 배려가 숲의 에너지와 어우러져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줬다. 멋진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행복한 밤이다.
월요일(5일) 페스티벌이 끝나도 상관 편백나무 숲에 가면 지속적으로 재미있게 놀 수 있다. 6월 17일부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에 그린 스테이지에서 콘서트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을엔 이번 뮤직 페스티벌을 주최한 박인열씨가 연출하는 언플러그드 뮤직 페스티벌이 준비 중이란다. 올해는 상관 편백나무 숲에서 편백 향기와 음악 그리고 사람들에 취해서 힐링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왠지 상관 편백나무 숲에 자주가게 될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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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리티 인문학이란 저평가 되어 있는 지역의 역사, 문화, 관광자원을 발굴, 개발하여 스토리텔링 하는일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 방법을 찾아서 더 행복한 지역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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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 생각 없는 축제, 자주 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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