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덩쿨이 흘러내려 상당 부분이 뒤덮이고 칠이 벗겨져 나간 모습의 동아대 6월민주항쟁도. 2017년 모습(아래)은 거의 대부분이 덮여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정민규
이대로 가다가는 벽화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이 학교 동문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동아대 민주동문회는 지난 5월 말 대학 총장에게 벽화 주변에 안내판이라도 설치하자는 공문을 전달했다.
최지웅 동아대 민주동문회 사무국장은 "안내판을 설치하기 위해 제작까지 마쳤지만 학교 측과의 면담이 아직 진행도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무국장은 "지금 학생들은 여기에 벽화가 있는 것조차도 모른다"면서 "담쟁이를 걷어내고 벽화를 복원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민주동문회는 벽화가 사료로서도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전국적으로 현재까지 민주화운동 관련 벽화가 남아 있는 대학은 동아대를 비롯해 경희대, 전남대, 전북대 정도이다. 그중에서 6월 항쟁만을 주제로 그려진 벽화는 동아대가 유일하다. 민족미술인협회는 동아대 벽화가 "작품 가치뿐 아니라, 미술 사료 가치가 더욱 높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에서도 벽화를 되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선희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차장은 "지역에서는 6월항쟁도를 잘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는 분이 많다"면서 "특히 부산은 가장 끝까지 대규모로 시민들이 항쟁을 이끌어온 곳으로 관련 흔적을 복원하고 상징화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동아대는 여전히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동아대 관계자는 "의견을 전달 받아 내부 논의는 하고 있지만 결정이 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동아대에서는 비운동권 출신 총학생회가 벽화 철거를 추진하고, 학교 측도 미관을 이유로 철거를 시도하는 등 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 (관련 기사:
동아대 '6월항쟁 기념벽화' 사라질 위기)
이와 관련해 현재 동아대 총학생회는에서는 "벽화 복원은 지금 총학의 공약이기도 했다"면서 "중앙운영위원회를 거쳐서 총학 차원에서도 벽화 복원을 추진하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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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문재인의 '6월항쟁' 벽화 사라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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