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문화연대가 연습실인 공간에서 오는 30일 공연을 위해 연습중이다.
이재환
예술가는 배가 고프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하물며 지역에서 문화 예술 활동을 하는 것은 더욱 열악할 수밖에 없다. 세월호 사건의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촛불을 밝히겠다는 의지 하나로 풍물패를 꾸린 사람들이 있다.
홍성문화연대(대표 민성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홍성문화연대가 풍물팀을 꾸린 사연은 독특하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 홍성 주민들은 발 빠르게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었다.
하지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사건 초기부터 진상규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홍성 주민들은 촛불 집회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진상규명 때까지 촛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동력이 필요했다. 그 동력이 바로 홍성문화연대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성기 홍성문화연대대표는 "미국의 911 테러 때도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됐지만, 진상은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며 "국가적인 사건인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성 촛불에 문화연대가 꾸려진 이후, 홍성 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에서는 풍물과 노래, 춤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촛불 집회가 추모문화제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홍성문화연대의 공연을 동력 삼아 홍성 세월호 희생자 추모문화제도 3년이란 세월을 이어 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