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유일한 독립영화관인 동성아트홀이 지난 26일부터 휴관에 들어갔다.
조정훈
대구의 유일한 예술영화전용관인 '동성아트홀'이 재개관 2년만인 26일 경영난을 이유로 '잠정 휴관'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퇴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김주성 동성아트홀 대표(50, 광개토병원장)는 지난 25일 SNS를 통해 "대구의 시민들, 특히 젊은 학생·청년들이 예술영화 등 다양한 영화를 접할 기회가 사라지는 것이 당장 안타까워 대구를 벗어나지 않고서도 영화를 접해서 다양한 경험들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주 단순한 열망만으로 동성아트홀을 운영해 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하지만 역시 예술영화관의 운영은 만만치 않았다"면서 "영진위에서 지원하는 예술영화지원금 사업이 재개되지 않다가 작년 예술영화유통 지원금으로 변형되어 겨우 지원되었다"고 덧붙였다. 휴관의 이유가 경영상 어려움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동성아트홀을 운영하기 위한 자구노력으로 많은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지만 수익으로 연결되는 일은 아니었다며 인수 당시보다 늘어난 인력과 보수 수준, 4대 보험, 시설물 유지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예술영화 지원금의 경우에도 집행이 늦게 이루어지고 극장 수입의 정체, 영화필름 부금 정산액의 증액 등의 부담으로 경영수지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부득이하게 내부 시스템 정비 등을 이유로 휴관 방침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화를 계속 상영하기보다는 잠시 토론하고 논의를 모아나가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현재보다 더 나은 영화관의 운영을 위해서라면 잠시 쉬어가는 것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하지만 기존 직원들에 대한 불신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동성아트홀 인수로 인해 극장대표가 많은 정치적, 사회적 이득을 보았다는 시선이 전제로 깔려 있는 기존 직원들과 영화계 일부의 끊임없는 과도한 요구에 대해서 더 이상 수용하기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시선의 부당함을 나타내기 위해 향후 예술영화 상영을 재개관하더라도 동성아트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명칭으로 시작할 것이다. 동성아트홀의 명칭을 대한민국 영화계에 돌려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동성아트홀과 함께 운영해온 독립영화관 '씨눈' 휴관에 앞서 남태우 프로그래머를 비롯한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사직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직원들에게 SNS를 통해 공개채용 형식으로 새롭게 채용하겠다며 사직을 요구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병원 직원이 동성아트홀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7월과 8월 중 한두 달 정도 휴관을 하려고 한다"면서 "그리고 전체 직원 구성을 공개채용 방식으로 새롭게 채용하려고 한다"라고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