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존불을 설명하는 경주남산연구소 김구석 소장.
유선희
남산은 골짜기가 많아 오르내리는 길도 갖가지인데, 남산 석불을 느낄 수 있는 등산로는 삼릉~용장계곡 코스다. 남산 초입의 삼불사에서 '냉골'로 불리는 계곡을 따라 금오산 정상을 거쳐 용장계곡으로 하산하는 산행이라고 경주남산연구소 김구석 소장이 설명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지역농업문제세미나' 답사반은 먼저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과 삼릉을 만났다. 서늘하고 습한 바람이 부는 것이 심상치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비가 한 방울씩 떨어졌다. 답사반 일행은 '비 오는 날의 산행이 괜찮을까'싶어 우산을 펼쳐 들었지만 김 소장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한 자리에서 출토되었기 때문에 삼존불이라 합니다. 가운데 부처가 있고 양옆에 보살이 있어 삼존불이라 부릅니다만 본래 삼존불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시대가 약간씩 다릅니다."
김 소장의 설명은 사족 없이 매끄러웠다. 출토 당시 사진을 감싼 비닐에 구깃구깃한 자국이 선명했다. 김 소장이 신라 문화예술의 정수를 알리기 위해 파일을 얼마나 꺼내 들었을지 짐작이 갔다.
신라인들에게 남산이란 어떤 존재였을까? 고대부터 구전된 남산 유래 설화부터 신라 시조 혁거세가 태어났다는 '나정', 아무 곳에나 묻을 수 없는 왕의 능(陵)이 남산 품에 있다는 걸 연관 짓자 가닥이 잡혔다. 고대의 영기(靈氣)가 신라까지 이어져 성스러운 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소장은 나정을 설명하며 "신성한 '것'은, 신성한 '곳'을 찾아온다"고 했다. 신령스러운 기운이 머무는 남산에 신라의 시조가 난 일은 우연이 아니었다. 신성성을 보여주는 남산의 왕릉 13기 중, 가장 독특한 특징을 지닌 것은 삼릉이다. 울창한 솔숲 가운데 능이 나란히 줄지어있는 모습이다.
"경주 남산 마애불은 새긴 것이 아니라 찾아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