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벼라..." 페북 계정 삭제, 막을 수 없었나

[분석] 언론사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도입에 관한 쟁점들

등록 2017.07.08 10:50수정 2017.07.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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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일견 필요한 조치로 보이지만, 기자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가 될 수도 있다. <단비뉴스>에서는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의 필요성과 함께 우려되는 윤리적 쟁점을 짚어봤다.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일견 필요한 조치로 보이지만, 기자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가 될 수도 있다. <단비뉴스>에서는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의 필요성과 함께 우려되는 윤리적 쟁점을 짚어봤다.flikr.com

최근 소셜미디어상에서 특정 기자들의 자극적인 언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기자의 성급한 의사 표현이 독자 반발과 구독중지 사태로까지 이어지자, 각 언론사는 황급히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에 나서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온라인 공간에서 기자 개인의 의사 표현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일견 필요한 조치로 보이지만, 기자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가 될 수도 있다. <단비뉴스>에서는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의 필요성과 함께 우려되는 윤리적 쟁점을 짚어봤다.

우선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비교적 일찍 도입된 해외 언론사들의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분석했다. 2011년 선구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프랑스 통신사 AFP의 2013년 버전 가이드라인, 영국 공영방송 BBC의 2015년 가이드라인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국내 사례로는 2011년 처음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연합뉴스> 사례를 살폈다. 끝으로 국내 현직 언론인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언론사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트위터에 올린 글' 때문에 잘린 기자

"미국 <시엔엔>(CNN)에서 20년간 근무한 중동 담당 편집장 옥타비아 나스르는 2010년 7월 헤즈볼라의 정신적 지도자인 파들알라가 사망하자 트위터에 "내가 많이 존경하는 파들알라 부고에 슬픔을 감출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이 논란을 일으키자 그녀는 사과했으나 <시엔엔>은 "중동 담당 편집장으로서 나스르의 신뢰성이 훼손됐다"는 이유로 그를 해고했다." ("소통의 깊이와 품위 사이에서 상식적으로 판단하라" <한겨레> 2012.3.6. 내용 중)

테러단체 수장의 사망을 애도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기자가 잘렸다. 기자로서 객관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건 이후 WP, BBC, <로이터> 등 해외 유수 언론사들은 너도나도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 사건은 해외 언론사들이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게 만든 기폭제였다.


국내에서도 최근 이에 버금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덤벼라 문빠들"로 알려진 안수찬 <한겨레> 에디터의 페이스북 게시물 사태다. 안 에디터 역시 <한겨레>에서 20년간 근무한 베테랑 기자다. 기자가 직접 저임금 일자리를 체험한 기획기사 '노동 OTL' 시리즈를 이끌었다. '내러티브 저널리즘'과 언론학 관련 책을 집필하는 등 대중적으로나 업계에서나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2년간 <한겨레21> 편집장을 맡아 이끌어오다 <한겨레> 에디터로 옮긴 참이었다.

안 에디터가 격한 말을 내뱉게 된 계기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겨레21> 표지 사진에 격하게 항의하면서부터다. <한겨레21>에서 다른 대선 후보들과 달리 유독 문 대통령의 사진만 엄하고 무뚝뚝한 사진을 골랐다는 비난이었다.


이전에 유승민 후보가 <한겨레21> 표지 모델로 여러 차례 등장한 사실과 무뚝뚝한 문 대통령 사진이 대조를 이루면서, <한겨레21>이 문 대통령을 불공정하게 대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안 에디터는 "저널리즘의 기본을 진지하게 논하지 않고, 감정·감상·편견 등에 기초해 욕설과 협박을 일삼는 집단에 굴복한다면, 그것 역시 언론의 기본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5월 15일, 안 에디터는 이런 논란에 불을 지피는 글을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올린다.

"신문에 옮긴 뒤로 시간이 좀 남는다. 붙어보자. 늬들 삶이 힘든건 나와 다르지 않으니 그 대목은 이해하겠다마는, 우리가 살아낸 지난 시절을 온통 똥칠하겠다고 굳이 달려드니 어쩔 수 없이 대응해줄게. 덤벼라. 문빠들"

해당 게시물은 온라인상에서 큰 파문을 낳았다. 일부 독자들은 '절독'을 선언하기까지 했다. 안 에디터는 곧 문제가 된 글을 지우고, 같은 페이스북 계정에 짧은 사과글을 올린다.

"죄송합니다. 술 마시고 하찮고 보잘것 없는 밑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문제가 된 글은 지웠습니다. 한겨레에는 저보다 훌륭한 기자들이 많습니다. 저는 자숙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주십시오. 거듭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 글에는 댓글 1만 개가 달리고, 165회 공유됐다. 댓글 대다수는 안 에디터와 <한겨레>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5월 16일 저녁에는 <한겨레>도 회사 차원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겨레신문사는 독자와 주주, 시민 여러분께 한겨레 한 구성원의 부적절한 페이스북 글과 관련해 사과드립니다. (중략) 한겨레신문사는 지금까지 구성원 개개인이 가급적 차분하고 사려 깊은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도록 주문해왔습니다. 그러나 안수찬 에디터의 이번 글은 독자와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글은 회사의 입장과 관련 없는 개인적 글이었지만, 독자 여러분 입장에서는 한겨레신문사와 별도로 생각하실 수 없었을 터입니다. 한겨레신문사 또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중략) 한겨레신문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구성원 개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독자들과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활동준칙 제정을 위한 기구를 17일 구성할 계획입니다. 이른 시일 안에 임원급 책임자를 필두로 여러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정밀하고 체계적인 '소셜미디어 활동 준칙'을 제정하겠습니다(하략)."

<한겨레>는 그동안 구성원들에게 '사려 깊은 활동'을 장려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한겨레>뿐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기자 개인의 온라인 활동에 대해 엄격한 관리를 하지 않아 왔다. 그러나 이처럼 일부 기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이 논란을 일으키자, 언론사 입장에서도 기자들의 SNS 활동을 마냥 모른척하기는 어려워졌다.

"이 글은 회사의 입장과 관련 없는 개인적 글이었지만, 독자 여러분 입장에서는 한겨레신문사와 별도로 생각하실 수 없었을 터입니다. 한겨레신문사 또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있습니다"라는 <한겨레>의 사과는 이런 사실에 근거한다. 실제로 안 에디터의 글에 대한 비판 상당수는 안 에디터 개인보다는 <한겨레>라는 매체에 대한 비판에 가깝다. 이는 물론 안 에디터가 <한겨레>라는 매체에 대한 비판을 일종의 '대변인'으로 나서 방어하려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유도된 면도 없지 않다.

다양한 이유로, 독자에게 기자와 언론사는 구분되기 어려운 '덩어리'다. 이에 따라 "한겨레신문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구성원 개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독자들과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활동준칙 제정을 위한 기구를 17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안 에디터는 신문사 사과문에 적힌 대로 장문의 사과글을 다시 올리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 사과글 내용은 뒤에서 살펴보도록 한다.

해당 사건은 다양한 파생사건들을 촉발했다. 김도연 <미디어오늘> 기자의 페이스북 글이 대표적이다. 그는 5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니꼽다고 좌표 찍은 뒤 개떼처럼 몰려가 일점사해서 굴복시키는 시대면, 언론이 왜 필요한가. 그게 파시즘인데. 기자 사냥꾼들, 그거 당신들 주인에게 부끄러운 짓이오"라는 의견을 밝혔다. 안 에디터에게 1만 개가 넘는 비판 댓글을 단 이른바 '친문 누리꾼'들을 비난하는 글이다. 독자를 '파시즘'과 '개떼'에 비유한 거친 글은 곧장 항의를 불러일으켰고, <미디어오늘>은 5월 16일 언론사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사과글을 게시했다.

"김도연 기자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서 일부 지나친 표현이 있었습니다. 기자 개인 계정에 대해 회사가 개입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독자 입장에서 기자의 소셜미디어를 기자가 속한 매체와 완전히 별도로 생각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회사의 책임도 일정 부분 있습니다. (중략) 아울러 미디어오늘은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 소셜미디어 준칙을 만들고 좀 더 신중하게 독자 여러분들과 소통할 계획입니다. 기자 개인의 의견은 존중돼야 하지만 기자는 기사로 말하는 것이고, 소셜미디어는 사적인 공간이면서 매체의 확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셜 네트워크가 확산되면서 언론과 독자의 관계도 바뀌고 있고 일부 언론에 대한 독자들의 강한 불신과 반발이 표출되는 건 새로운 형태의 독자 행동주의라고 보여집니다. 언론과 독자들과 소통 방식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후략)."


"기자 개인의 의견은 존중돼야 하지만 기자는 기사로 말하는 것이고, 소셜미디어는 사적인 공간이면서 매체의 확장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문장은 의미심장하다. 기자는 기사를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소셜미디어상에서 쓰는 모든 글 역시 기사를 쓰듯 불편부당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공정하게 작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WP가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에서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항상 워싱턴포스트 기자"라고 명시해 둔 부분과 일치한다(WP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은 뒤에 소개한다).

"기자 개인 계정 또한 매체의 확장"이라는 <미디어오늘>의 표현은 어디까지나 현실 논리다. 법적으로 따지면 기자가 사적으로 쓴 글은 기자에게 월급을 주는 언론사와 하등 관련이 없다. 저작권법으로 따져보면 이해가 쉽다. 예컨대 기자가 언론사에 고용돼 쓰는 모든 글은 언론사에 저작권이 있다. 현재 대부분 언론사가 기사 끝에 바이라인을 넣는 '기사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해당 기사가 기자의 것이란 저작권적인 의미는 없다. 단지 해당 저작물을 처리한 '내부 책임자'로서 이름을 올린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노동시간 외에, 작업장을 벗어나 사적으로 쓴 글은 기자 개인에게 저작권이 있다. 언론사 기사의 경우 기자가 기사를 작성한 후에도 데스크가 편집 등 수정에 관여할 수 있지만, 기자가 사적으로 블로그에 쓴 글은 온전히 기자 개인에게 수정 권한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자가 개인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고 외부 매체에 기고하는 경우에도 '특정 언론사 소속 기자'라는 직함이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갖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미디어오늘>도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 소셜미디어 준칙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비판에 부딪히면 10을 세라"

그렇다면 해외 언론들은 어떤 형태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고 있을까? <워싱턴포스트>는 나스르 해임 이후 선구적으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에 나선 언론사 중 하나다. 2011년 9월 '디지털 출판 가이드라인'에서 '소셜미디어' 규정을 넣었다. 머리말에서 <워싱턴포스트>는 다음과 같이 명시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를 사용할 때 보도를 위해서 혹은 개인적인 용도로든 반드시 우리의 프로정신(professional integrity)을 지켜야 한다. 기억해라.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언제나 <워싱턴 포스트> 기자다(Washington Post journalists are always Washington Post journalists)."

해당 가이드라인은 7개의 규정과 3개의 '빈출 질문(FAQ)'으로 이뤄져 있다. 각 규정은 다음과 같다. ▲ 신용을 지킨다 ▲ 갈등을 피한다 ▲ 프로가 된다 ▲ 투명성을 높인다 ▲ 링크하기 전에 살펴본다 ▲ 실시간으로 생각한다 ▲ 중도를 생각해라.

단출한 제목 밑에는 각 규정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붙어있는데, 규정 강도가 꽤 세다. 1번 '신용을 지킨다' 항목에서는 "우리가 공유하는 모든 댓글과 링크는 사적 계정이라도 공적인 정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WP 기자들은 정치적, 인종적, 성 차별적, 종교적 또는 다른 편견이나 편애를 반영하는 글을 올려선 안 된다"고 못 박는다. 온라인에 포스팅할 때 스스로 질문을 던지라고도 제시한다. "이 포스팅은 독자들에게 직업을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수행할 내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까? 만일 그렇다면, 그 글을 올려선 안 된다."

직업적 신뢰성을 잃게 될 글이라면 올리지 말라는 조언은, 앞선 나스르 사례를 염두에 뒀음이 분명하다. 안 에디터 사례에서 참고했으면 좋았을 법한 규정도 있다. 7번 '중도를 생각해라' 규정은 "비판에 부딪히면 10을 세라. 비판을 사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절대로 <워싱턴포스트>를 대변해서 발언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구성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발 빠르게 만든 지침이지만, 표현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 2번 '갈등을 피해라' 규정에서 "기자들은 정치적 혹은 당파적 이유로 토큰과 배지 또는 온라인 아이템을 페이지나 사이트에 놔둬선 안 된다"고 했고, "온라인에서 친구로 맺거나 팔로잉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WP 기자는 취재 목적으로 상사에게 허가받은 경우가 아니면 특정 지지단체나 이익에 연관된 소셜 네트워크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도 명시했다. 사실상 어떤 이익단체, 정치단체와의 관련성도 드러내선 안 된다는 뜻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기자의 SNS 계정을 사실상 언론사 공식 계정의 일부처럼 공정하고 신중하게 운영할 것을 요구한다. 예컨대 '투명성을 높여라' 규정에서는 "풀네임을 사용하고 프로필에 직업을 명시해라", "콘텐츠를 나를 때 사실과 의견을 명확히 구분해라" "출처에 대한 링크를 붙여라" 등을 명시해 뒀다. 5번 규정인 '링크하기 전에 읽어봐라'는 SNS 계정을 통해 퍼지는 정보의 객관성을 담보하라는 요구다.

생각 없이 '좋아요'를 누르거나 '퍼가기'를 하는 행태는 저널리스트 SNS 계정에서 허락되지 않는다. WP가 '선 정독 후 공유'를 고집하는 이유는 기자의 SNS를 팔로우하는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WP는 가이드라인에서 "사람들이 당신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전문적인 기준으로 콘텐츠를 필터링해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어서 WP 기자들이 SNS에서 공유하는 링크는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정보성이 있어야 한다. "우리 저널리스트들은 사적인 정보와 유용한 정보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게 좋다"는 말인즉, SNS에 자신의 아기 사진을 5개 올렸으면 그 후로 5개 정도는 '유용'한 정보들이 공유돼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 조건은 팩트체크다. 최근엔 가짜 뉴스까지 판치는 상황인 만큼 명심할 부분이다. 세 번째 조건은 틀린 정보가 있을 때 동일한 계정으로 정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모두 독자들을 잡아두기 위해 필요한 가이드라인은 맞지만, 그대로 지키려고 보면 꽤 까다로운 내용이다. '언론인은 개인 시민으로서 가지는 사적 특권도 일정 정도 양보해야 한다'는 문구가 괜한 말은 아니다.

 WP는 ‘투명성을 높여라’ 규정에서 “프로필에 링크와 리트윗을 한 내용이 '보증'을 뜻하지 않는다는 걸 명시하는 말을 포함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NYT 기자의 트위터 프로필에는 직장명과 직위, ‘리트윗은 동의를 뜻하지 않는다’는 말이 적혀 있다.
WP는 ‘투명성을 높여라’ 규정에서 “프로필에 링크와 리트윗을 한 내용이 '보증'을 뜻하지 않는다는 걸 명시하는 말을 포함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NYT 기자의 트위터 프로필에는 직장명과 직위, ‘리트윗은 동의를 뜻하지 않는다’는 말이 적혀 있다.트위터 갈무리

온라인에서 '제대로' 사과하는 법

전 세계 300여 명의 기자를 두고 있는 프랑스 통신사 AFP는 2011년부터 소셜 네트워크 가이드라인을 윤리 규정에 포함해왔다. 2013년에는 소셜미디어 보안 강화에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을 넣어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버전을 내놓았다.

AFP 가이드라인 기본 규정은 WP와 크게 다르지 않다. AFP는 기자들이 개인 계정이라 하더라도 모든 콘텐츠는 AFP 스타일북에서 명시하는 공정성과 균형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가 자유로운 톤을 장려한다고 해도, 모욕적으로 말하거나 공격적인 언어를 사용해선 안 된다"고도 경고한다. "정부나 국가, 종교를 언급할 때 중립을 유지해라. 또 회사의 중립적인 이미지를 해칠 수 있는 어떤 코멘트도 달지 말라"는 내용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 계정은 실명이며, 기자라는 직업이 드러나야 하고, 리트윗하는 내용은 동의의 뜻이 아니라고 프로필에 적도록 한 것도 판박이다.

다만 계정 관리 부분에서 좀 더 철저한 면이 돋보인다. 예컨대 이런 대목이다. "트위터를 통해 남의 글을 보려는 게 아니라 활발하게 활동하려는 경우엔 매니저에게 알려야 한다. 만약 사적인 소셜미디어 정체성을 꼭 가지고 싶다면, 업무용과 개인용 계정을 따로 만들어라. 그리고 개인용 계정에는 AFP 기자라는 직업과 어떤 연관도 짓지 마라." AFP는 또 "모든 직원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목록화해 보유하겠다"고도 명시한다.

계정 관리가 철저한 만큼 '예외적인 상황'에 대한 대처도 더 철저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온라인 행동 강령'을 보면 "때로 대화는 격한 논쟁으로 번질 수 있다. 저널리스트는 자주 기사나 논평을 통해 비판을 받는다. 만약 그럴 땐 과열된 상태로 반응하는 걸 피하고 냉정한 상태에서 글을 쓸 만큼 시간을 가져라"라고 조언한다. "트위터에 글을 올리거나 코멘트를 하기 전에, 당신의 글들이 공론장에 퍼지고, 저장되고, 검색 엔진에 걸린다는 걸 염두에 둬라"고도 말한다. 온라인상에 남긴 글은 최초 게시자가 삭제하거나 수정해도 온라인상에 어떻게든 기록이 남아 돌아다니기 마련이다.

AFP는 또 "AFP 구성원 중 누구라도 AFP가 소셜 네트워크에서 공격당하는 걸 보면 바로 상사에게 알려야 한다"고 명시해 회사가 SNS 분쟁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AFP는 '정정'이라는 항목을 따로 만들어 온라인상에서 실수를 저질렀을 경우 대처 방법을 안내한다. "트위터와 소셜미디어 포스팅에서는 실수가 발생한다. 잘못된 걸 포스팅한 걸 알자마자, 동일한 플랫폼으로 정정된 정보를 포함해 잘못을 묘사하는 포스팅을 바로 올려라. 정정된 버전을 올리기 전에 트윗이나 포스팅을 지워버리지 마라. 심각한 실수를 했는데 널리 퍼져버렸다면 어떤 것도 지우지 말고, 소셜미디어 팀에 연락하거나 상사에게 알려라." <한겨레>에 이런 가이드라인이 있었다면 안 에디터는 사과글을 두 차례 올릴 필요가 없었을지 모른다.

SNS상에 '사적인 메시지'는 없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015년 3월 세 쪽짜리 "직원들을 위한 소셜미디어 가이던스"를 내놓았다. 과거 가이드라인의 수정본이다. BBC에 따르면 BBC는 페이스북에서만 매주 약 3500만 명의 독자들을 접한다. "소셜미디어는 이제 우리 일에서 핵심적이다. 사람들과 연결되고, 유익한 정보를 접하고, 새로운 독자에게 우리 저널리즘을 퍼뜨리도록 돕는다."는 평가는 여느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처럼 BBC 가이드라인에도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BBC는 자신들이 관리하는 '소셜미디어 활동'을 세 범주로 분류한다. ▲ 사적 계정을 통한 소셜미디어 활동 ▲ 뉴스 생산물의 일부로 수행되는 뉴스 생산자들의 소셜미디어 활동 ▲ BBC 공식 계정을 통한 활동이다. 이 중 이번 리포트에서 관심을 두는 건 첫 번째 경우다. BBC 뉴스란 이름을 걸고 있지는 않지만, 뉴스 취합이나 취재원들과의 접촉 등 일과 관련된 활동이 포함된다. 사적인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바보 같은 짓 하지 마라.' BBC는 이 말을 '유용한 요약'이라 제시한다. "당신은 BBC 저널리스트다. 그에 걸맞게 행동해라"는 충고 또한 유용한 요약의 하나다.

"항상 조심해야 한다. '사적'인 상태라고 해도 소용없다. 다이렉트 메시지(DM, 트위터에서 특정인을 향해 사적으로 던지는 메시지)건 그 외 사적 연락이건 간에 조심해라. 페이스북 포스팅이나 트위터 다이렉트 메시지는 쉽고 빠르게 훨씬 많은 독자들에게 퍼질 수 있다. 당신이 말하고 하는 행동을 누구나 볼 수 있다고 생각해라." "소셜미디어의 비공식성에 속아서 BBC를 악평에 빠뜨리지 마라."

소셜미디어상에서 사적인 대화라고 해도 정치적인 내용이나, 기자로서 객관성을 의심받을만한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지적은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수준까지로 보인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의 특성상 '사적인 대화란 없다'는 가정은 틀린 게 아니다. 특정 언론사 기자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하는 이상, 기자 개인의 SNS 활동은 언론사에 대한 인상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당신이 팔로우하거나 친구로 등록한 사람을 모든 이들이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선택이 만들어내는 인상을 고려해라. (중략) 만일 필요하다면 친구와 팔로우 범위를 넓히거나 균형을 맞춰라. 이는 소셜미디어 포스트나 '좋아요'하거나 공유하는 내용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함부로 팔로우, 좋아요, 공유하지 말고 필요하다면 이념성향을 5:5로 맞추라는 규정이 등장하는 이유다. 취재할 때 여당 의견을 들었으면 이에 반대하는 야당 의견을 넣어 '객관성'을 맞추듯이, SNS에서 마찬가지다. 노동조합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를 거면 경영자연합 페이지 '좋아요'도 눌러야 '객관성을 위해 노력하는 기자' '양쪽 의견을 모두 확인하는 기자'라는 입지를 취할 수 있다는 논리다. SNS에서 기계적 균형을 강요하는 건 다소 불합리해 보이지만, 객관성을 의심받는 상황에 놓였을 때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안 에디터 사례에서 참고할 수 있는 내용도 있다. '차단'에 대한 부분이다. BBC는 "예의를 지켜라. 만일 무례함이나 비판을 경험하면, 되도록 이에 대해 공격적으로 반응하지 마라"라고 조언한다. "누군가를 '차단'하는 건 정말 심각한 수준의 공격이나 스팸, 괴롭힘에나 쓰일 정도의 행동이다. 누가 비판한다고 해서 함부로 차단해선 안 된다"라는 조언도 곁들인다. 안 에디터는 자신의 SNS에 비판 댓글을 단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차단하고 친구에게만 보이는 글을 달아 논란을 키웠다. 누군가를 차단하는 것이 온라인상에서 큰 의미가 있는 행동이란 걸 미리 알았다면 적어도 이에 대한 비난은 피해갈 수 있었을지 모른다.

BBC는 앞서 다른 언론사들처럼 소셜미디어 계정을 회사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음을 가이드라인을 통해 안내한다. "만약 당신이 소셜미디어나 다른 온라인 계정을 가지고 있다면 라인 매니저(line manager)에게 알려라."라고 명시하고 있다. '라인 매니저'는 생소한 단어지만, 맡은 역할은 짐작할 만하다. "라인 매니저는 당신을 비이성적으로 막지 않을 거다. 다만 잠재적 위험에 대해 논의하고 싶어 할거다." 아마도 '소셜미디어상의 부모님' 정도가 아닐까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 국내에선 <연합뉴스>가 해외 언론사들을 따라 2011년 '연합뉴스 직원의 SNS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한 페이지 분량의 짤막한 가이드라인에는 '명예훼손을 조심해라' '연합뉴스 기자임을 알려라' 등 해외 언론사들과 비슷한 규정들이 포함돼 있다. 다만 해외 언론사보다는 훨씬 느슨한 편이다. "임직원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글이나 콘텐츠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진다." 정도의 광범위한 규정 외에, WP처럼 기자들에게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해 구구절절 경고하는 문구는 없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 의견을 밝힐 경우, 자신의 의견이 회사의 의견인 것으로 비치지 않도록 한다"는 논조는 해외 언론사에 비해서는 훨씬 부드럽다. 광고와 편집 간 경계가 위협받는 현실을 반영하듯, 이익단체와의 관련성을 경계하는 규정이 들어간 게 특이하다.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특정 상품을 선전 및 추천하거나 특정 인물과 단체를 홍보하지 않는다"라는 규정이 그것이다.

<연합뉴스> 규정에도 역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는 규정이 있다. 예컨대 '정치적 중립' 규정은 "임직원은 자신의 프로필(트위터)이나 개인정보(페이스북)에 정치적 소속이나 정치적 관점 및 입장을 게시하는 것을 피한다."고 명시한다.

"SNS 잘 쓰되, 문제 일으키지는 마" 이중 잣대일까

지금까지 언론사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사례를 살펴본 바와 같이, 해당 가이드라인은 표현의 자유와 충돌한다. 충돌을 비껴간 언론사도 있다. 바로 NYT다. NYT는 다른 언론사들과 달리 공식적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운용하고 있지 않다. 2012년 NYT 에디터 필 코베트는 <포인터(Poynter)>와의 인터뷰를 통해 NYT가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비공식적으로만 운용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우리는 기자들에게 소셜미디어가 좋은 도구라며 사용하라고 장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켜야 할 룰을 줄줄이 정해주는 건 이치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기자들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걸 장려하는 데도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필 코베트는 또한 "우리 기자들은 필요할 때 소셜미디어 에디터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물론 기자들은 소셜미디어가 공적 영역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NYT 기자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조건을 덧붙였다. 기자들 스스로가 각성하는 가운데, 회사에서는 이들이 적절하게 도움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선에 머무는 게 NYT 소셜미디어 방침인 셈이다. 우려와는 달리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이에 대해 사려 깊고 현명하게 잘하고 있다"는 게 필 코베트의 말이다.

대부분의 언론사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은 소셜미디어가 취재 활동을 비롯해 뉴미디어 환경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하는 문구로 시작한다. 2010년 3월 <로이터>는 '로이터 온라인 핸드북'을 펴내며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집어넣었다. 이에 따르면 <로이터>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당신이 소셜미디어를 당신의 저널리즘에 활발히 사용하기를 장려하지만, 동시에 당신이 그 위험성에 대해 완벽히 알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우리가 힘겹게 지켜온 독립성과 편견으로부터의 자유 또는 우리 브랜드를 위협하는 위험들 말이다."

언론사들은 소셜미디어 활동이 뉴미디어 시대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지만, 정통 매체로서의 신뢰성을 깎는 일이 벌어질까 봐 노심초사하는 상황이다. 특히나 최근에는 가짜뉴스가 범람하면서 소셜미디어상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팩트체커로서 기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기자가 힘을 갖는 순간은 철저하게 사실에 근거해 말할 때인 점 또한 모든 기자들이 기억할 만한 사실이다.

"가이드라인 필요하지만, 직접적인 개입은 반대"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에 대한 현직 언론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단비뉴스>는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구글 설문지를 통해 현직 기자 2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실명 투표로 진행했으며, 인터넷 매체 3곳, 통신사 1곳, 종합일간지 4곳, 방송사 3곳, 경제지 4곳, 지역신문 2곳 등 다양한 매체 소속 기자들이 참여했다. 응답자들의 경력은 5년 차 이상이 5명, 3~5년 차가 3명, 3년 차 미만이 12명이다. 설문 결과는 다음과 같다.

"귀하가 일하는 언론사에는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있습니까?"란 질문에는 '없다'는 답변이 60%를 차지했다(있다 4명, 모른다 4명, 없다 12명). '모른다'는 응답도 20%였다. 아직 언론사 측에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에 대해 깊이 인식시키고 있지 않은 현실을 드러내는 지표다. "귀하는 언론사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는 '매우 필요하다' 1명, '필요하다' 11명, '필요 없다' 6명, '매우 필요 없다' 1명, '모르겠다' 1명이란 결과가 나왔다. 매우 필요하다와 필요하다는 응답을 합치면 60%에 달했다.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았다.

하지만 해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에 대부분 포함된 '계정의 실명 사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해외 언론사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에서는 기자들의 익명 SNS 사용을 막고, SNS 계정 프로필에 기자 직함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필요하다' 1명, '필요하다' 4명, '필요 없다' 10명, '매우 필요 없다' 3명으로, '필요 없다'와 '매우 필요 없다'는 응답을 합치면 65%에 이른다. 일부 해외 언론사에서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에디터 제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약간 우세했다.

"일부 해외 언론사는 직원들의 소셜미디어를 관리·감독하고 소셜미디어 활동에 대한 조언을 해 주는 에디터를 두고 있습니다. 이를 귀하의 언론사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필요하다' 0명, '필요하다' 9명, '필요 없다' 8명, '매우 필요 없다' 3명을 기록했다. 필요하다는 입장 중에서는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자본력이 있는 언론사만 가능하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끝으로 국내 언론사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 흐름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최근 국내 언론사들의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다소 긴 선택지를 제공했다. 보기는 다음과 같다. '1.소셜미디어도 공론장이고, 기자는 공인에 속하는 만큼 꼭 필요한 조치다.' '2.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큰 게 현실이고, 잘못 이용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기는 만큼 어느 정도 필요한 면이 있다' '3.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면 기자가 소셜미디어를 적극 사용하기 꺼려지므로 불필요한 조치다' '4.가이드라인 제정은 기자의 표현의 자유를 막기 때문에 매우 불필요한 조치다.'

기자들은 이에 대해 '꼭 필요하다' 3명, '어느 정도 필요하다' 9명, '불필요하다' 5명, '매우 불필요하다' 3명으로 응답했다. 결론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은 12명, 불필요하다는 의견은 8명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1.5배 많았다. '불필요하다'에 포함된 답변 중에서는 '극단적인 편향성을 보이는 글에 대한 제재는 필요하지만, 일차적으로는 가이드라인 제정보다 교육을 통한 유도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결과를 종합해보면, 기자들은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소셜미디어 에디터'를 지정하거나 실명 SNS 사용을 강요하는 등의 제재를 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다. 그러나 해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대부분이 포함하고 있는 조항인 ‘익명 SNS 계정 금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다. 그러나 해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대부분이 포함하고 있는 조항인 ‘익명 SNS 계정 금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신혜연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다. 그러나 해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대부분이 포함하고 있는 조항인 ‘익명 SNS 계정 금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다. 그러나 해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대부분이 포함하고 있는 조항인 ‘익명 SNS 계정 금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신혜연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다. 그러나 해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대부분이 포함하고 있는 조항인 ‘익명 SNS 계정 금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다. 그러나 해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대부분이 포함하고 있는 조항인 ‘익명 SNS 계정 금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신혜연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다. 그러나 해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대부분이 포함하고 있는 조항인 ‘익명 SNS 계정 금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다. 그러나 해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대부분이 포함하고 있는 조항인 ‘익명 SNS 계정 금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신혜연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다. 그러나 해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대부분이 포함하고 있는 조항인 ‘익명 SNS 계정 금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다. 그러나 해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대부분이 포함하고 있는 조항인 ‘익명 SNS 계정 금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신혜연

소셜미디어, 어떻게 현명하게 쓸 것인가

앞서 언급했던 안 에디터의 2차 사과문을 보자.

"한겨레신문에서 미래라이프 에디터를 맡고 있는 안수찬입니다. 어젯밤 제가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독자 신뢰를 바탕으로 삼는 기자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질렀습니다. 깊이 사죄드립니다.

1.저는 오늘 이번 일에 대한 회사의 경위파악 조사에 임했습니다. 저녁에는 신문사 차원에서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것과 별개로 제 뜻에 따라 개인 사과글을 다시 올립니다.
2.어젯밤 사리분별 없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전직 한겨레21 편집장으로서 최근 한겨레21 표지사진 관련 논란에 대한 격한 마음이 일어 부적절한 표현을 함부로 적었습니다. (중략)
3.반성하고 성찰하며 깊이 자숙하겠습니다. 이 사과글을 두루 보실 수 있도록 하되, 적정 시점에서 페이스북 활동을 모두 정리하겠습니다. 아울러 개인적 집필 활동도 당분간 중단하겠습니다. 제대로 된 기자가 될 때까지, 오직 숙고하면서 민주주의와 언론, 그리고 기자의 역할과 책임을 더 깊이 공부하고 고민하겠습니다. 다만 <한겨레>에 대한 믿음은 버리지 말아주십사 감히 청합니다. 머리 숙여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해당 게시물은 이전 안 에디터가 보인 대처에 비하면 상당히 정제돼 있다. 안 에디터는 혼자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잘못 올린 게시글을 그냥 지워버리고,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차단하는 등 적절치 못한 행동을 했다. <한겨레> 내부에 소셜미디어 에디터가 있었다면 말렸을 행동들이다. 언론사가 소셜미디어상에서 벌어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시스템을 잘 운용하는 게 중요한 이유를 드러내는 사례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빌미로 SNS상에서 기자들이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게 되는 데 대한 손실도 뚜렷한 만큼 절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시키고, 문제가 생겼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언론사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건 맞다.

그러나 직접 기자들이 소셜미디어에 흘리는 말을 필터링하고 단속하는 일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게이트 키핑'이 소셜미디어에서까지 이어지는 건 효과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될 수 있어서다.

필자는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국내 언론사들은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에 앞서, 기자들에게 관련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국내 언론사들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깨닫고 이를 이용한 마케팅 정책을 세우고 있음에도, 기자 개인에게 소셜미디어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지는 않고 있다. 이는 오히려 언론사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둘째, 교육과 토론을 통해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언론사 입장을 정하고,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 여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 앞서 제시한 현직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언론인은 공인이기 때문에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은 꼭 필요하다'는 주장과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은 기자의 표현의 자유를 막기 때문에 매우 필요없다'는 주장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사측과 기자 입장은 물론 독자들의 의견도 두루 종합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셋째, 언론사 내에서 기자들에게 소셜미디어 활동 관련 자문을 제공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조언을 해 주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적 여건이 안 된다면, 소셜미디어 관련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지고 상황을 제어할 내부 컨트롤타워를 정해 둘 필요가 있다. 사건 해결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문제를 일으킨 개인이 당황해 제2의 사고를 저지르는 걸 막기 위해서다. 이는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과는 별개로 모든 언론사들이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넷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경우, 기자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온라인상에서 드러내지 못하게 하는 규정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기자가 대중으로부터 '객관성'을 의심받아서 안 된다는 당위성도 중요하지만, 이를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에 명시하는 순간 표현의 자유는 심하게 위축될 수 있다.

다섯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기자들은 온라인상의 환경에서도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한다. 감정을 과도하게 표출하거나 특정인을 모독하는 발언을 하는 건 현실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도 지양해야 하는 행위라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은 소셜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커지는 요즘, 기자로서 외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표현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하면서도 기자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글이 그런 논의의 물꼬를 트는 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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