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토론회에서 설전 벌이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특수학교 설립 반대 쪽 주민 지난 6일 열린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토론회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특수학교 설립 반대 쪽 주민이 대치하고 있다.
신지수
이날 토론회에는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토론자 8명과 찬성하는 토론자 2명,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서울시교육청 인사 등이 참석해 서로의 생각을 나눌 예정이었다. 하지만 토론회는 제대로 시작도 못 한 채 중단됐다. 특수학교 설립 반대 쪽이 설립 찬성 쪽 토론자인 김남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대표가 강서구 주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퇴장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주민대표로 나선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반대추진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가 "강서지역 현안이기 때문에 강서지역 토론자만이 자격이 있다고 교육청에 이미 말했다"며 "그런데 강서지역민 아닌 사람이 토론자로 나왔다"고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자 설립반대 쪽 주민들은 "타지역 주민을 색출하고 시작해야한다", "강서구 주민 아니면 나가라", "주민등록증 까라", "신분 확인"을 외쳤다.
조희연 교육감은 "(김남연씨가) 양보를 해서 발언을 안 하기로 했다"며 "그래도 (서로) 만났는데 말씀을 좀 하자"고 달랬지만 반대 쪽은 수긍하지 않았다. 일부 주민은 토론회 무대 앞까지 몰려와 "조희연 사퇴하라"고 외쳤다. 주민 3~4명이 무대 위로 올라 교육감에게 다가서려 해 교육청 직원들이 막아섰다. 한 주민은 의자를 들고 토론회 무대로 난입하다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이어 반대 쪽 한 주민이 마이크를 잡고 "교육청과 이야기 할 것도 없다. 돌아가자"라고 외치자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섰다. 한 시민은 연단 천장쪽에 붙어있던 '강서지역 공립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뗐다.
흥분한 일부 주민은 기자들에게도 "공정하게 보도하라", "사진찍지 말라"고 외쳤다. 물리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기자가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내리치며 "사진 찍지 말라고"라고 소리쳐 휴대폰이 날아갔다.
현장 분위기가 격양되자 조 교육감은 30분 정도 현장을 떠났다 돌아왔다. 긴급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 토론회장 인근에 경찰과 119구급차 한 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토론회장으로 다시 온 조 교육감은 "9월 5일 다시 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힌 뒤 현장을 떠났다.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서라면 "때리셔도 돼요"라고 말하는 장애인 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