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5차 공판 출석국정농단 방조 혐의를 받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지난 1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5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권우성
우선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이 작성한 '캐비닛 문건'은 지난 17일 특수1부에 떨어졌다. 2014년 6월부터 2015년 6월 사이 작성된 이 문건에는 '삼성 경영권 승계 지원 방안' 등이 포함됐으며 300쪽에 달한다. 여기엔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등 자필메모도 발견돼, '삼성뇌물사건' 재판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또 문건 작성 시기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재임 기간과 겹쳐, 그의 '국정농단 방조·묵인 혐의를 뒷받침 할 가능성도 있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최순실의 존재를 몰랐다는 입장을 지금까지 유지한다. 다섯 차례 걸친 공판에서도 우 전 수석과 최순실의 관계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공간을 재배치하던 중 우연히 해당 문건을 발견한 청와대는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된 부분을 복사해 특검에 넘겼다. 수사 기간 종료로 수사권이 없는 특검은 이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뒤 작성 경위와 작성자를 밝혀내기 위해 검찰로 이첩했다. 19일 검찰 관계자는 "문건의 소재지가 이미 나와 있기 때문에 작성자 확인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작성자와 작성 경위를 파악한 다음 우 전 수석을 재소환할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12일에 배당된 관세청장 고발 사건도 국정농단과 연결된다. 앞서 감사원은 2015년~2016년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정부가 특정 업체에게 특혜를 주고 또다른 업체에게는 불이익을 주는 위법행위를 했다고 11일 발표했다. 관세청이 평가항목의 점수를 조작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2015년 7월과 11월 면세점 선정에서 한화와 두산이 이득을 봤고 롯데는 두 번 모두 탈락했다.
감사원은 평가 점수를 잘못 매긴 담당과장 등 관세청 직원 4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동시에 천홍욱 관세청장을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관련 자료 파기)로 고발했다. 특히 고발 직후 물러난 천 전 관세청장은 지난해 5월 임명 당시 최순실씨에게 '충성맹세'를 했다는 의혹을 받은 인물이다.
이제 핵심은 관세청이 왜 이런 일을 했는지 밝혀내는 일이다. 롯데를 2015년 두 번 연속 의도적으로 탈락시키고 이듬해 12월 재선정하는 과정에 '관세청 윗선'이 개입했는지 여부다. 실제 롯데그룹은 탈락 이후인 2015년 12월과 2016년 1월, 최순실씨와 연관된 미르·K스포츠 재단에 총 45억 원을 출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대 이후인 2016년 5월 70억 원을 추가로 지원했다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돌려받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으로 미뤄봤을 때, 롯데의 두 번 연속 탈락은 정권 차원의 기업 길들이기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산비리 끝도 결국 박근혜 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