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사전 매각 약속했나? 벌써 인수한마냥 행동하고 다녀"

[현장] SK증권 노조, 큐캐피탈파트너스로 매각 반대 목소리 높여

등록 2017.07.19 20:06수정 2017.07.20 10:15
1
원고료로 응원
"누가 선정될지도 모르는데 무슨 근거로 돈을 확보하고, 입찰 받은 마냥 행동하는 겁니까?"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본사 앞에서 열린 'SK증권 졸속매각 규탄 2차 결의대회'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이규동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아래 사무금융노조) SK증권지부장은 "큐캐피탈파트너스(아래 큐캐피탈)가 최근 유상증자로 약 4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SK증권 인수를 위해 이를 마련했다'고 말하고 다닌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큐캐피탈에 전화해 '그 자금 어디에 쓸 것인가' 물었더니 '인수하려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며 "이런 경우는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 이 지부장은 "이것은 이미 'SK그룹과 그렇게 하기로 짰다, 인수하기로 했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정설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라도 큐캐피탈을 입찰 참여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예비입찰에서 SK증권의 인수후보로 호반건설, 큐캐피탈파트너스, 케이프투자증권 등 3곳이 선정됐었다. 지난 2007년 SK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공정거래법에 따라 SK증권은 매각 대상이 됐는데, 일련의 과정을 거쳐 다음달 2일까지는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하지만 노조는 구조조정전문회사인 큐캐피탈 만큼은 안 된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구조조정전문회사는 회사를 인수하고 단기간의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을 얻고 되파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선 SK증권이 큐캐피탈에 매각되는 것으로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노조는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용보장 약속해도 믿기 어려워... 골든브릿지 노조의 '씁쓸' 경고

또 만약 큐캐피탈이 SK증권 직원들의 고용보장을 약속한다 해도, 이를 믿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사무금융노조 골든브릿지투자증권(아래 골든브릿지증권)지부장이기도 한 김호열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10여 년 전에는 골든브릿지증권도 직원 850명, 지점 45개, 자기자본 4500억원에 달하는 중형 증권사였다"며 "투기자본을 만나 지점이 1개로 줄었다"고 말했다. 골든브릿지는 구조조정전문업체인데, 지난 2005년 브릿지증권을 인수한 바 있다.

이어 그는 "처음 투기자본이 들어왔을 때는 그 실체를 잘 몰랐다"며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감시할 것이라는 생각에 그렇게 심각하게 우려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김 본부장은 "골든브릿지의 오너(사주)가 노동운동가 출신이었다"며 "인수할 때는 고용보장뿐 아니라 직원들의 경영참가 보장, 직원들이 추천한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는 구두계약도 아닌, 투자자간 약정서로 작성된 것이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김 본부장은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골든브릿지증권은 투기자본이 처음 들어서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잘 모르기도 했고 설마했는데, 큐캐피탈은 진입 초기이기 때문에 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본부장은 "단결만이 우리의 고용을 지켜내고, 큐캐피탈의 손을 들게 만드는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SK증권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4. 4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5. 5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