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지시로 삼성경영권 문건 작성", 검찰 재수사?

등록 2017.07.22 14:37수정 2017.07.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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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지난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자료를 캐비닛에서 발견했다고 밝히며 공개한 고(故)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로 보이는 문건.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지난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자료를 캐비닛에서 발견했다고 밝히며 공개한 고(故)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로 보이는 문건.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청와대에서 발견된 박근혜 정부의 '삼성 경영권 승계' 관련 문건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지시로 당시 민정비서관실 행정관들이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특검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발견된 문건 16건을 증거로 제출했다.

특검팀은 "2014년 하반기 당시 민정비서관의 지시에 따라 민정비서관실 행정관들이 작성, 출력해 보관한 문건"이라며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 지원방안과 관련한 문건의 사본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특검팀은 "2014년 하반기 당시 민정비서관의 지시에 따라 민정비서관실 행정관들이 삼성경영권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문건 작성을 지시한 민정비서관은 우 전 수석이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2015년 1월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이어 그해 2월부터 작년 10월까지 민정수석을 지냈다.

특검팀으로부터 문건을 이첩받아 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최근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했던 이모 검사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우 전 수석은 17일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며 문건과 관련해 "언론 보도를 봤지만 무슨 상황인지, 무슨 내용인지 저는 알 수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만 기소된 우 전 수석이 삼성경영권 승계 논의에도 개입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재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재수사할 경우 우선 왜 민정수석실이 경제 이슈인 기업 경영권 승계까지 챙겼는지가 검토 대상이다.


민정수석실은 공직자 인사검증과 사정기관을 총괄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사안은 기본적으로 경제수석실 소관이다.

검찰과 특검도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최원영 전 고용복지수석 등에게 삼성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결론 내렸다.

결국, 청와대가 경제수석실뿐만 아니라 민정수석실까지 동원해 합병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민정수석실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우 전 수석이 어떤 식으로든 합병 사안이 진행되는 상황을 알았다는 점에서 조사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특검팀은 작성 시점을 볼 때 문건들은 청와대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쓰러진 직후 경영권 승계작업에 관여했고, 그 대가로 삼성의 정유라 지원이 이뤄졌다는 추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본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그해 9월에는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과 첫 독대에서 승마협회 전담과 선수지원을 권유했다.

검찰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과) 시점이 조금 다르다"면서 "직접 국정농단 사건과 관계가 있는 것인지, 무슨 의미를 가졌는지 좀 더 내용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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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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