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사람들로 붐비는 동서울터미널
최오균
수행을 위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갈 때는 과거의 큰 스승들이 명상을 하던 곳으로 가서 홀로 있는 것이 가장 좋다. 예컨대, 불교의 세계에서 가장 성스러운 고장인 인도 붓다가야는 모든 붓다들이 완전한 깨달음을 얻었고, 앞으로도 그럴 곳이라고 한다.
그런 장소의 힘은 참으로 강해서 세속적인 사람마저도 그곳에 가면 영적인 느낌이 커져 사원을 순례하고 명상을 하려는 생각이 나게 된다. 오래전 붓다가야를 방문한 나는 그곳의 신성한 기운에 압도되었다.
마음은 그곳으로 가고 싶지만 거리상으로 너무 멀다. 그래서 붓다가야 대신 내가 가끔 찾는 곳이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에 이르는 전나무 숲과 중대사에서 적멸보궁, 비로봉까지 오르는 숲길이다. 그곳에 가면 고승대덕들이 수행을 했던 월정사, 상원사, 적멸보궁이 있고, 선재길에서 오대산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천년의 숲길이 있다. 그래서 나는 버스를 타고 가끔 오대산을 찾는다.
버스가 중부고속도로에 접어들자 도로 양쪽으로 녹음이 짙어진 산야가 그림처럼 펼쳐졌다. 푸른 산을 바라보자 마음도 눈도 파랗게 시원해진다. 몸과 마음이 쉬어지는 시간이다. 버스는 쉬지 않고 줄 곳 달려 강원도 평창군 장평에서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다시 출발하여 오후 4시에 진부터미널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