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하는 자매언니는 동생에게 뽀뽀도 해 주고, 신발을 신겨주기도 한다. 엄마가 돌보는 것처럼 여러가지 챙겨준다. 그러다가 갑자기 질투심 폭발! 걷잡을 수 없다. 엄마나 아빠가 동생에게 신경을 더 쓴 것처럼 보이기만 하면...
문운주
두 손녀와 함께 지내면서 모유, 분유, 이유식에서 밥알을 조금씩 먹는 모습에서부터 배밀기, 머리 들기, 뒤집기, 일어서기 등 하나하나의 동작을 모두 사진으로 남겼다. 놓치면 다시 재연이 안 되는 성장의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사진에 취미를 갖게 된 계기는 순전히 육아를 위해서였다. 직장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사진이나 인터넷 등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아이를 보다 보니 귀엽고 예쁘게 보이는 순간을 마주하게 됐고, 나도 모르게 '찰칵' 하다 보니 사진에 입문하게 됐다. 그렇게 시작한 사진을 시기와 상황에 맞게 고르고 스토리를 만들었다. 그렇게 콩이와 콩콩이는 나만의 전속모델이, 이야기의 주연배우가 됐다.
"할아버지 몇 살이야?"
"..."콩이와 대화 내용이다. 하부지의 육아일기를 써서 <오마이뉴스>에 기사로 올렸다. 어느 포털사이트의 메인에 배치되고 댓글이 엄청나게 달렸다. 그 댓글이라는 게 대부분 비난성 댓글이었다. 생후 36개월도 되지 않을 때였다. 그런데 버릇이 없다느니, 할아버지가 아이를 버린다느니 말이 많았다. 근무 중이던 딸이 전화로 "제발 글 올리지 마세요"라고 당부한 적도 있었다. 할아버지와 말동무해준 것이 고마워서 그 이야기를 적었을 뿐이었다.
"할아버지 우리 부산 다녀왔다~~!"손녀들은 매일 일어난 일을 종알종알 들려준다. 자랑하려는 속셈이겠다. 지난 주말에 부산에 다녀온 모양이다. 해수욕도 하고 엄마가 선물도 사줬다고 재잘재잘 설명한다. 엄마 아빠의 일과를 날마다 알려주기도 한다. 어디 그뿐이랴. 학교에서 '베프'(베스트 프렌드)와 도서관에 갔고, 선생님이 누구를 나쁘다고 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아이들이라면 손사래를 치는 내 친구들도 영상이나 육아일기를 보고 무척 부러워한다. 육아를 통해 익힌 동영상 편집, 사진 촬영 기술은 친구들과의 여행에서도 유감없이 써먹을 수 있게 됐다. 나중에는 여행기로 결과물을 내놨다. 사람들이 말하는 '황혼육아'가 내 삶을 이렇게 바꿔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