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곡관 풍경
이홍로
조곡관을 통과하니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비가 그친 새재길은 시원하다. 새재길은 조령산과 주흘산 계곡을 넘는 길인데 계곡에는 맑은 물이 즐거운 소리를 지르며 흘러가고, 매미소리도 들린다. 산 허리에는 구름도 춤을 추듯 그 모양이 수시로 변한다.
몇 십년동안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던 선배님들이어서 직장 생활을 하던 때 있었던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 하며 걷는데 전혀 피곤하지 않다.
제1관문을 지나 조금 걸으면 영화 세트장이 나오는데 궁궐 모습을 잘 재현해 놓았다. 어느 관광객 부부는 왕과 왕비 복장을 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 모습이 TV에 나오는 배우처럼 너무 잘 어울린다.
세트장을 잠시 돌아 보고 작은 다리를 건너 문경새재 과거길로 들어 선다. 비가 내린 후라서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폭포가 되어 흐른다.
숲속 포장되지 않은 길을 즐겁게 이야기 하며 걷다가 잠시 휴식을 취한다. 우리 앞에 도착한 여성들이 우리를 보고 "먹을 것 좀으면 내놔 봐요."라며 인사를 건넨다. 선배가 배낭에서 빵을 내어 주니 맛있다며 서로 나누어 드신다. 그리고 우리에게 신선한 오이를 한 조각 주신다. "즐겁게 여행하세요."라고 인사하고 제2관문으로 걸어 간다.
조금 더 걸으니 '교구정터'가 나온다. 이 곳은 새로 부임하는 신구 경상도 관찰사가 만나 관인을 주고 받았던 곳이라고 한다. 그 옆에는 오래된 소나무가 있는데, 비틀린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다.
시원한 계곡물을 보며 걷는 길은 상쾌하다. 길 옆에는 이 곳에 전해내려오는 전설을 설명해 놓은 글이 있는데, 이 글을 읽으며 걸으니 내가 마치 옛날 사람으로 돌아 간 듯한 착각이 든다.
조금 더 걸으니 길 옆에 '산불됴심비(지방문화재자료 제226호)'가 보인다. 처음에는 누가 글을 잘 못 새겼는가 했는데, 옛 글로 표식을 세웠는데 지금까지 잘 보존된 사료였다.
돌탑이 있는 성황당을 지나 조금 걸으니 제2관문 조곡관이 나온다. 조곡관 앞으로 맑은 물이 흐르고 다리를 건너기 전에 서서 조곡관을 바라 보면 그 모습이 절경이다. 왼쪽으로 높은 바위에는 소나무가 멋지게 서 있다. 조곡관을 통과하면 오래된 소나무들이 운치 있게 서 있고 그 틈에 큰 바위들이 천연 의자가 된다. 그 사이에 사람들이 앉아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도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 제2관문까지 왔다가 돌아 간다. 자동차를 문경 주차장에 놓고, 제3관문까지 갔다가 돌아오려면 13Km가 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선배 선생님이 제3관문 넘어 충북 괴산군 영풍면 주차장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제3관문으로 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