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을)의 반려묘인 고양이 '이오비'.
민병두 의원
이오비와의 첫 만남... 서로 투명인간·투명고양이 취급을 했다지난 24일, 민 의원이 사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한 아파트에서 민 의원과 이오비를 함께 만났다. 진한 회색빛 털을 지닌 이오비와 민 의원은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색깔이었다. 검은 뿔테 안경에 검은 상·하의를 입고, 검은 양말까지 신은 민 의원은 이오비를 "오비씨~", "오비야~"라 부르며 '무심한 듯 시크하게' 나름 애정을 표시했다. '이오비'는 반려묘가 오비작대는(좁은 틈이나 구멍 속을 자꾸 갉아 파내는) 모습이 귀여워, 민 의원 딸이 직접 붙인 이름이란다.
"오비야, 찡찡이(문재인 대통령 반려묘) 한 번 만나러 가야지?""오비씨, 언니(딸)한테 또 가? 아빠한테 잠깐만, 한 번만 와 봐~"브리티시 숏헤어(모계)와 러시안 블루(부계)가 섞인 '믹스냥' 이오비는 이제 갓 10개월을 넘긴 새끼고양이다. 민 의원의 아들이 분양받아 데려오면서 기르게 됐다고 한다. 반면 1958년 6월생 '집사' 민 의원은 현 60세, 곧 환갑을 앞둔 3선 국회의원이다. 인터뷰 질문에 나오는 대답도 짧고 말투도 무뚝뚝한 편이었다.
그런 민 의원이지만 이오비를 대하는 모습은 조금 달랐다. 자신을 "얘(이오비) 아빠"라고 지칭하며 아이 키우듯 했다. 과거 전두환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가고, 독재 정권에 맞서다 고문을 받기도 한 사람이라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의 모습이었다. 그는 '이오비 본체설'을 묻자 그는 "뭐 이오비가 진짜고 민병두는 아바타라는데... 사람들이 이오비에 그렇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게 좋고 너무 신기하더라"며 웃었다.
그러나 둘 사이가 처음부터 가깝지는 않았다는 게 가족들 전언이다. "둘 다 지나치게 시크해서 처음엔 데면데면했다. '어 그래 너 거기 있구나', 이렇게 무슨 행성처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았다"고 민 의원 부인은 말했다. 민 의원 또한 "처음엔 서로 투명인간, 투명고양이 취급을 했다"며 "이제는 제게 안기기도 하니까 굉장히 달라진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올해 초, 고양이가 중성화 수술을 받은 게 민 의원이 집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단다.
"그 전엔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얘가 중성화 수술을 받더니만 이틀 만에 붕대를 다 풀어버리더라고요. 아직 아기인데 수술받고 난 그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붕대 풀어버리는 성질 급한 거나 비 오는 거 좋아하는 게 저랑 닮았다는 생각도 들고... 정이 든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