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중인 문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문제를 다룬 보도를 2면에 재차 홍보한 조선(8/3)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일보는 이 기사가 아주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판단했는지, 일종의 기사 광고 코너인 2면 <Chosun Today>에서 이 내용을 <문대통령,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만나면서…>라는 이름을 붙여 재차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광고 속 기사 요약 문구는 "여름휴가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경남 진해에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과 환담을 나눴다. 하지만 북한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는 이날도 이뤄지지 않았다"이기도 합니다.
제목에 '통화'를 언급한 또 다른 보도는 같은 6면의 <야3당 "안보가 위기인데… 문대통령, 트럼프와 통화해야">(8/3 박수찬 기자 https://goo.gl/n5WRfj)입니다. "야 3당은 2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초유의 안보 위기 상황인 만큼 휴가 중이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해야 한다'고 일제히 주문했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기사는,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김영우 최고위원의 '미국 정상과 통화 한 번 안 한 상황은 대통령의 자세가 아니다'라는 등의 '비판'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사설에서도 '왜 전화 안 하냐' 닦달은 계속
기사만으로는 부족했던 걸까요? 조선일보는 이날 무려 두 개의 사설에서 재차 '휴가와 통화 문제'를 언급하고 나섰는데요. 먼저 <사설/미서 '전쟁' '미북 협상'이라는데 "한미 정상 간 의제 없다"니>(8/3 https://goo.gl/QDsq18)에서는 "이 중대한 시기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대통령이 의제도 없는데 무조건 통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황당한 변명을 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입에서 '전쟁'이 나오고 국무장관은 한국을 뺀 미·북 직접 협상을 말하는 것 이상의 의제가 있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휴가지에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만났다. 안보 위기 중에 휴가를 갔다는 비판을 의식한 일정으로 보이지만 한·미 정상 간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곡절을 더 궁금하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리고는 "이대로 가다가는 미국이 강경책을 쓰든 유화책을 사용하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한반도 운명이 결정될지 모른다" "안보 지형이 격동하는데 정부가 국민에게 하는 말은 대통령 휴가 변명이 거의 전부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 불안에도 미 대통령과 통화 한 통 하지 않고 휴가나 즐기고 있다'는 식의 비아냥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사설 <사설/또 미적대는 사드 배치, 한다는 건가 만다는 건가>(8/3 https://goo.gl/EYyY4B)에서도 조선일보는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사드 문제와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한반도 안보 불안의 근원이 마치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통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문 정부 안보무능 프레임 부각 위한 선택과 집중대통령간의 통화가 양국 간 소통의 유일무이한 통로는 아니며, 각종 문제 해결의 '만능열쇠'인 것도 아닙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청와대와 외교부는 "충분히 데일리 베이스(매일 단위)로 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향후 조치도 사전에 충분히 논의됐고 이후 상황은 주시하고 있다" "각급에서 북핵ㆍ북한문제 관련 모든 사항에 대해 어느 때보다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가 이렇게 '미국 대통령과 통화 없음'에 집착하는 이유는, 결국 '휴가니 뭐니 핑계를 대며 미국과 전화 한 통 제대로 못 해 일을 키우는 무능한 문재인 정부의 안보 능력'을 부각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러나 언론이라면, 사실관계나 주장의 합리성과는 무관하게 정치적 목적에 따라 말하고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3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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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휴가' '트럼프 통화'에 집착한 <조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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