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관리사들 인권위에 '구제 신청', 마사회와 협상 진척 없어

공공운수노조, 8일 인권침해 진정 ... 마사회 '협상재개' 요청에 노조 '검토'

등록 2017.08.07 17:51수정 2017.08.0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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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동료를 잃은 마필관리사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한국마사회를 상대로 '긴급구제 요청'과 '인권침해 진정'을 하기로 했다.

7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한국마사회 마필관리사에 대한 국가인권위 긴급구제 요청과 인권침해 진정"을 한다고 밝혔다. 마필관리사들이 가입해 있는 공공운수노조는 8일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한다.

공공운수노조 소속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79명(98%)이 직접 서명한 '작업중지 요청서'를 국가인권위에 전달한다.

공공운수노조는 "2명의 열사가 마사회의 착취구조로 인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마사회가 선진 경마체계라고 주장하는 부산경남경마장의 착취구조가 마필관리사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다른 산업의 25배에 이르는 산업재해를, 무리한 경쟁체제 도입으로 인한 저임금 장시간 노동, 조교사와 마사회의 갑질, 노조탄압 등이 마사회의 인권침해 실태"라 했다.

부산경남경마장에서 마필관리사로 일했던 박경근(40)씨는 지난 5월 27일, 이현준(37)씨는 지난 8월 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가족들은 장례 등 모든 문제를 노동조합에 위임했고,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고 박경근 마필관리사의 사망과 관련해,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6월 3일 오후 부산경남경마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고 박경근 마필관리사의 사망과 관련해,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6월 3일 오후 부산경남경마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윤성효

노조-마사회 '협상' 진척 없어


협상은 진척이 없다. 공공운수노조는 '마사회의 경영진 사퇴'과 '부산경남경마장 경영진 처벌', '국회 진상규명위원회 설치',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6일 "마사회는 박양태 본부장의 임기 연장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박 본부장에 대해, 이들은 "마필관리사들을 죽음의 무한경쟁구조로 내몬 현 한국경마제도 핵심기획자다. 지금도 마사회 내에서 선진 경마 시스템에 위배된다며 마필관리사의 직접 고용을 반대하고 있는 핵심 세력 중 한 명이다"고 했다.

이들은 "마사회가 '마필관리사 고용 외주화 입장을 고수'하는 박양태 본부장의 임기 연장을 추진한다면 죽음을 불러오는 착취체계에 대한 해결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마사회가 현 사태를 해결하는 길은 마사회의 적폐세력을 청산하고 진정성 있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 했다.

마사회와 공공운수노조는 박경근씨 죽음과 관련해 그동안 13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 1일 마사회는 "그동안 성실히 협상에 왔지만 서로 입장차가 심한 부분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마필관리사 직접 고용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마사회는 지난 4일 최원일 부산경남경마본부장과 박정진 부산경마처장을 대기발령하고, 고중환 부산경남지역본부장과 김용철 부산경마처장을 새로 발령냈다.

노조는 박양태 경마본부장의 사퇴도 요구하고 있다. 마사회는 김 본부장에 대해서는 아직 그대로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사회는 노조에 공문을 보내 '협상 재개'를 요청했다. 마사회는 고중환 본부장과 김용철 처장을 '신규 협상단원'으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협상 재개를 하더라도 마사회가 직접 해야 한다. 그런데 부산경남본부장을 내세웠는데, 이는 언론플레이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박양태 본부장도 그대로 있고, 협상단도 부산경남본부로 꾸려졌다. 우리의 요구와 다르다"며 "마사회의 협상 재개를 받을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를 더 거쳐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12일 오후 2시 부산경남경마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장 #마필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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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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