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그림
난다
"우리들은 바다를 바다밭이라고 부른단다.그 밭에 전복 씨도 뿌리고 소라 씨도 뿌린단다.아기 전복이나 아기 소라는 절대로 잡지 않는단다.해산물을 먹어치우는 불가사리는 싹 다 치운단다.바다밭을 저마다의 꽃밭처럼 아름답게 가꾼단다.그 꽃밭에서 자기 숨만큼 머물면서바다가 주는 만큼만 가져오자는 것이해녀들만의 약속이란다." (27쪽)그림책 <엄마는 해녀입니다>는 물질하는 가시내, 또는 일하는 가시내 자리란 무엇인가 하고 넌지시 보여줍니다. 바다와 벗삼으면서 바다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몸짓이란 무엇인가 하고 조용히 알려줍니다.
그리고 다른 자리 삶으로 가만히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다는 대목을 밝힌다고 할 만해요. 땅을 일구는 사람으로서 땅님 말씀을 들을 수 있다면 어떠할까요? 나무를 만지는 사람으로서 나무님 말씀을 들을 수 있다면 어떠할까요? 꽃이 곱다고 여기는 사람으로서 꽃님 말씀을 들을 수 있다면 어떠할까요?
우리 어머니는, 또 우리 아버지는, 또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어느 자리에서 어떤 일을 하면서 우리한테 새로운 배움을 베푸는 분일까요? 일하는 어버이는 아이들이 앞으로 무엇을 배워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물려줄까요?
바다가 주는 만큼 가져오면서 바다밭을 가꾸는 해녀 마음을 돌아봅니다. 이 땅을, 이 나라 냇물을, 이 나라 숲을, 이 나라 하늘을, 이 나라 골골샅샅 모든 마을을, 고이 가꾸려는 손길이 널리 퍼질 수 있기를 빕니다.
엄마는 해녀입니다
고희영 지음, 에바 알머슨 그림, 안현모 옮김,
난다, 2017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공유하기
무시무시한 바닷속, 엄마는 왜 매일 들어갈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