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에땅이 가맹점에 공급하는 자연산 피자치즈. 가맹점주 A씨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공급하는 피자에 특별한 노하우가 담긴 게 아니라고 말한다. 원산지 차이, 브랜드 차이, 모차렐라치즈와 체더치즈를 섞는 비율 차이뿐이란다.
김지현
지난 7월 10일 피자에땅은 공식 입장자료를 내 "피자에땅의 치즈공급가는 시장가격에 비추어 결코 높지 않다"라며 "치즈통행세도 피자에땅과는 관련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피자에땅은 이를 "계약이 종료된 가맹점들의 본사 흠집 내기"로 규정했다. 13년째 피자에땅에서 치즈를 구입하고 있는 A씨는 피자에땅 본사와는 결이 다른 이야기를 한다.
"가맹점주들이 가장 불만을 느끼는 게 '시중가격보다 비싼 본사 공급가격'입니다. 2017년 7월 기준으로 피자에땅은 자연산 치즈 10kg을 8만 9430원에 공급해요. 원래 9만 5000원대에서 가격이 좀 내려갔지만, 여전히 프랜차이즈 피자 업계에서는 제일 비쌉니다. 시중에서는 10kg을 8만 원대에 살 수 있어요. 정말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 뭐냐면... 우리나라 프랜차이즈에서 쓰이는 치즈들은 대부분 수입산입니다. 모차렐라치즈와 체더치즈가 쓰이는데, 최초 치즈 공급 회사의 브랜드나 치즈 생산 국가가 다를 뿐입니다. 경쟁업체에는 없는 특별한 비법? 그런 거 없어요. 각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가맹점주에 파는 치즈는 모차렐라치즈와 체더치즈를 몇 대 몇으로 섞느냐, 그 차이뿐이에요. 이런 건 필수 품목에서 제외하고 권장 품목으로 돌려야죠. 근데 본사가 혼자 결정하고 통보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A씨가 운영하는 가맹점은 주 2회(최다 3회) 본사로부터 식자재를 공급받는다. 치즈의 경우 시중 가격과 본사 공급 가격의 차이가 몇천 원대라 적어보일 수도 있겠으나 1개월, 1년을 놓고 보면 그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
A씨뿐만 아니라 수많은 가맹점주들은 여기서 프랜차이즈 본사의 폭리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A씨는 공정위 주도 하에 전문가들이 각 업종별로 현황을 파악해 필수-권장 품목 기준을 객관적으로 세운다면 본사의 폭리를 근절할 수 있고, 가맹점주도 합리적으로 식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본다.
"월 평균 2000만 원 매출, 이중 본사에 주는 돈이 절반"가맹점주 입장에서 '본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말은 그만큼 '가맹점주의 매출액 중 본사가 차지하는 식자재 원가 비율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다시 말해 '본사가 가져가는 게 많다'는 말이다. A씨의 피자가게 상황은 어떨까.
"처음 피자에땅에 가맹점 상담을 받을 때 본사에서 23~25%를 이야기하더라고요. 매출액에서 25% 정도를 본사가 취한다는 말이죠. 그런데 막상 시작을 하고 보니 33%였습니다. 점점 올라갔어요. 그러더니 현재는 50% 정도 됩니다. 저희 가게 평균 매출이 월 2000만 원이거든요. 여기서 식자재 원가로 1000만 원을 본사가 가져갑니다. 여기에 가게 임대료, 가스·전기요금, 관리비, 배달대행비 등을 다 제하고 나면... 수중에 400만 원이 남습니다." A씨 가게 직원은 A씨와 그의 아내, 이렇게 2명이다. 가맹계약 당시 맺은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1일 13시간. 휴무일은 1년에 명절 당일뿐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본사의 내용증명이 날아온다. 이 내용증명에는 '가맹 계약 해지 위험'도 동봉돼 있다. 이런 조건에서 A씨 부부는 시간당 5100원대의 수입을 올리는 셈이다(1개월 390시간 영업 가정시).
근근이 살아가는 사장님들... 그만두고 싶어도 못 그만두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