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복했던 경험은?"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이와 같은 질문은 면접관이 면접자의 인성, 가치관, 태도 등을 알아보기 위해 질문한다. 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삶과 행복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필자는 면접을 준비하는 예비수험생, 취업준비생들에게 행복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면 어떻게 답변할 것인지 물었다. 그러자 답변 보다는 한숨이 먼저 나왔다.
"하... 근데 진짜 잘 모르겠는데... 면접관한테 꾸며서 말해도 되나요?"
이렇게 대답을 꺼려하는 청년들이 이상하게 느껴진다면, 당신은 이미 사회에 적응한 어른이거나, 고지식한 부모이거나, 꼬장꼬장한 직장상사 혹은 면접관이거나 외국인일 것이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상한 건 요즘 청년들이 아니라, 이런 질문을 하는 면접관이다. 면접장이라는 긴장되고 숨 막히는 공간에서, 입가에 슬며시 미소 지으며 이런 질문을 하는 면접관은 가장 잔인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요즘 시대는 '경험'이라는 가치로 포장해 인턴과 아르바이트를 시키며 적은 비용으로 고가의 노동력을 착취하고는, '욜로(YOLO)'를 청년트렌드로 내세우며, 없는 형편에 돈을 쓰게 만든다. '자기관리'라는 명목으로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게 만들고, 고득점이라는 목표를 갖게 한 후 스트레스를 퍼붓는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체력관리'를 하는 사람을 선호하며, 그들이 오랜 시간 지치지 않고 야근과 추가업무를 해줄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현실은 이렇게 흘러가는데, 우리 사회는 4차 산업이니 뭐니 하며 창의력을 추구한다. 요즘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냐.'고 물으니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교육제도."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온 청년들은, 다른 나라의 학교에서 있었던 '티타임(tea time)문화','낮잠문화', '토론수업', '진로교육'등 개개인의 시간과 휴식,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주입식 교육으로 명확한 답을 말해야만 존중받는 사회에서 자란 한국의 청년들은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지 않고, 표현을 주저한다.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하는 공간에서는 '다수와 다른 의견'이 나올까 두려워하고, 주변의 반응을 살피고는 '상대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며 '소통'하고자 애쓴다.
언제까지 이렇게 거짓된 삶 속에서 행복이라는 잡히지 않는 무지개를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 건지. 피지도 못하고 저물어 가는 이 시대 청년들의 청춘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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