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 소속 활동가 십여 명은 21일 오후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부성중학교 최인섭 교장의 중국 한인학교 교장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지유석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박근혜 정부 아래서 진행된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인사들의 명단을 발표한 뒤 이들의 행적을 추적하는 기사를 꾸준히 보도했다.
특히 최인섭 교장은 현직 교장으로는 유일하게 '복면집필'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시 재직 중이던 충남 부성중 학생들이 학내에 이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관련기사 :
중학생의 일갈 "국정교과서 집필진 교장, 부끄럽다").
이후 교육부가 지난 16일자로 최 교장을 요직인 해외기관장으로 파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 시비에 불이 붙었다(관련기사 :
국정교과서 '복면집필' 교장 해외기관장 파견, '특혜' 의혹). 최 교장의 해외기관장 파견 소식이 알려진 뒤 충남지역 시민단체들은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친일-독재 미화한 교장의 국제학교장 임명 취소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중재위'라던 최 교장 딸, 돌연 "대리인"이라 말 바꿔최 교장의 딸인 최아무개씨가 '성명권'을 침해 받았다고 주장한 기사는 지난 18일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국정교과서 제작' 3명, 해외 '요직'으로 보냈다>이다.
문제는 최 교장의 딸인 최씨가 '언론중재위' 직원을 사칭해 언론사에 기사 정정을 요청하려 했다는 점이다. 언론중재위는 언론기본법에 의해 설치된 준사법기구로, 언론 보도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구제하고 언론보도 관련 분쟁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 교장의 딸 최씨는 <오마이뉴스> 직원과 통화한 뒤 자신이 문제 삼은 기사를 쓴 윤 기자와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속였다. 통화 초반 언론중재위 직원인 것처럼 행동하다가 돌연 '최인섭 교장의 대리인'이라고 말을 바꿨다.
16분 49초 분량의 통화 녹취록에서 최씨는 "(최인섭 교장) 가족 내외와 아는 사람이다. 언론중재위 일도 하고 신청을 대리해서 했다. 손해배상은 안 바라고 성명권은 개인 사생활이기 때문에 조정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 대리인으로 전화한 거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후 최씨의 발언을 이상하게 여긴 윤 기자가 "누구인가, 이름이 뭔가"라고 묻자 결국 "최 교장 가족이다, 딸이다"라고 실토했다.
언론중재위 직원을 사칭해 <오마이뉴스>에 정정을 요구하려 했던 것에 대해 최씨는 "아빠 대리인으로 신청한 거다. 가족이 고통을 받고 있는 거라 가족으로서 부탁드린 거다"라며 "기관인처럼 행동하지 않았고 대리인이라고 말했다"고 자신의 사칭 행위를 강하게 부정했다. 이어 최씨는 "아버지는 원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언론에 대응할) 방법을 알아보던 중이었다"면서 최 교장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날 <오마이뉴스> 직원과 통화한 녹취록에 따르면 최씨는 '언론중재위라면 요청 내용을 공문으로, 팩스로 보내달라'는 요청에 "알았다, 팩스 번호가 어떻게 되느냐, 받아 적겠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녹취록 확인 결과 최씨는 2분 30여초 동안 지속된 통화에서 '최인섭 교장의 대리인'이라는 말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