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상시 특별채용 공고.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
장호영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총장 조동성)가 교수 상시 특별채용을 추진 중인 가운데, 교수회가 구성원과 동의 없이 불투명하게 추진하는 특별채용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특별채용을 일단 중단하기로 했다.
인천대는 지난해 6월 융합과학기술원을 개원하고 지난 7월에는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연구중심대학'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구조생물학 분야의 권위자인 김성호(80) 교수를 비롯해 미국인 교수 2명과 독일ㆍ네덜란드 국적의 교수 등 총 5명을 신규 채용하기도 했다.
인천대는 홈페이지에 '교수 상시 초빙'을 내걸고 인원 제한 없이 전공 불문하고 연구업적이 탁월한 자는 상시로 접수한다고 밝히고 있다. 상시 특별채용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현재 중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융합과학기술원과 국제협력형 매트릭스 연계 전공을 올해 2학기에 도입하기 위해 특별채용을 추진했다. 특별채용 대상자를 7~8명 정도 선정하고 지난 23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교수회의 반대 등으로 인사위는 무산됐고, 이달 28일로 연기됐다.
교수회는 현재의 특별채용 절차는 관련 학과의 협의와 동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집행부의 편의에 따라 심사위원을 구성해 진행하는 것이며, 일반채용과 달리 너무나 불투명하고 비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기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수회는 23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교수회는 특별채용이 야기할 심각한 문제점들을 누차 지적하고 반드시 관련 학과의 협의와 동의를 거쳐 진행해야한다고 집행부에 밝혔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절차가 진행됐다"며 "구색 맞추기식 심사위원 구성으로는 심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특별채용이 분명한 사유, 분야, 특별채용 교원의 담당과목 등 어느 것 하나 확정된 것 없이 진행됐고, 구성원들에게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도 없다"며 "특별채용은 특별한 자격과 능력이 있는 사람을 초빙하기 위한 제도임에도, 이번 대상자들의 실적이 일반채용 때보다 못하다는 말까지 들리고 있어 집행부가 특별채용제도를 남용한다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인천대 학칙을 위반한 채 추진하는 연계 전공 개설을 위해 교원부터 무리하게 충원하려는 집행부의 독단을 어떻게 봐야할지 난감하다"며 "특별채용 추진 즉각 중단 요구를 무시하고 강행할 경우 교수회는 그에 따른 책임을 총장을 비롯한 관련 부서장에게 물을 것이다. 또한 구성원의 뜻에 반하는 독단적 학교 운영에 대해 구성원들의 인내심에 한계가 왔음을 직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인천대 한 교수는 24일 <시사인천>과 한 전화통화에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파격적인 특별채용이긴 하지만, 전체 교수가 500명 정도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100~200명을 전공을 불문하고 상시 뽑겠다고 하니 문제가 되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게다가 구성원들이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니 교수들이 대부분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수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인천대는 한 발 물러섰다. 조동성 총장은 25일 오전 10시께 교수 전원에게 메일을 보내 '28일 열릴 인사위에서 융합기술원 소속 전임교원 특별채용 건을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조 총장은 메일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가져온 책임자로서 교수님에게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취임 1년을 맞아 소통의 부족함을 담은 메일을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소통의 부족함을 꾸짖는 편지를 받게 돼 참담한 마음뿐이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또한 "특별채용은 지금보다 더 나은 교육기회를 인천대 학생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뜻에서 선택한 업무이지만, 교수회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28일 인사위원회에선 특별채용 건을 제외할 것이고, 교수회 집행부와 관련된 학과, 관심 있는 교수들을 만나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히 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대에는 최근 '조동성 총장 취임 8개월 백서'라는 괴문서가 돌아 학교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해당 문서에는 이번에 문제 제기된 특별채용 건과 연봉 특혜 등, 독단적 학교 운영과 관련한 여러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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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 교수 상시 특별채용 반발 거세자 '일단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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