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허리케인 '하비'의 미국 텍사스 상륙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CNN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Harvey)가 미국 본토에 상륙한다.
AP, CNN 등 미국 언론은 25일(현지시각) 멕시코만에서 올라온 '하비'가 텍사스 주에 상륙할 예정이라며 20년 만에 최악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재난 당국이 비상경계에 나서며 초긴장 상태라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하비'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가장 약한 '카테고리 1' 등급이었다가 텍사스로 올라오며 최고풍속이 시속 130마일(210㎞)에 달하는 '카테고리 4'로 위력이 커졌다.
지난 2005년 8월 1200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엄청난 재산 피해를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도 '하비'보다 약한 '카테고리 3'이었다. 허리케인의 위력은 카테고리 숫자가 높을수록 강력하며 '카테고리 5'가 최고 등급이다.
텍사스·루이지애나 '비상사태'... 국제유가도 상승'하비'가 엄청난 강풍과 폭우를 동반할 것으로 예보되자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전날 주 전역에 선제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인근 루이지애나 주에 잇따라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애벗 주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최대 목표는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나오지 않는 것"이라며 "생명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재산을 지키는 것은 두 번째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하비'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는 텍사스는 방재 작업을 위해 주 방위군을 전면 배치했고, 미국 전역의 적십자사 구호 인력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텍사스로 이동하고 있다.
텍사스 주민들도 폭우로 인한 침수에 대비해 모래 주머니와 임시 발전기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식량, 생수 등 생필품의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지는 등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텍사스에 몰려 있는 대규모 원유 정제시설도 비상이다. 텍사스는 하루 700만 배럴을 정제할 수 있는 미국의 주요 원유 생산 지역이다. 엑손모빌, 로열더치셀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하비' 상륙을 앞두고 일부 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지난 2008년에도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크'가 강타하자 텍사스의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한 바 있다. 이번에도 '하비' 상륙을 앞두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대통령' 트럼프, 자연재해 대처 '첫 시험대'현지 언론은 '하비'의 상륙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난 대처 능력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 대처가 정치인의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진다.
실제로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에게 밀리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선거 직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북부를 강타하자 유세도 중단하고 피해 수습에 나섰으며, 이를 계기로 지지율이 반등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샌디로 큰 피해를 입었던 뉴저지 주의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공화당)도 민주당 소속의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적극 협력하는 초당적 행보를 보여주며 단숨에 대권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반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불어닥쳤을 때 당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며칠이 지나서야 피해 지역을 방문하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이를 의식한 척 그레이슬리 상원의원(공화)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하비'를 계속 주시해야 한다"라며 "부시 전 대통령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기 바란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 주의 요청을 받고 재난 지역 선포에 서명하며 연방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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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허리케인 '하비' 미 상륙... 시험대 오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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