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어 통번역사' 된 결혼 이주여성의 성공담

고양 다문화가족, 선배 결혼이민자의 통번역사 성공담 듣다

등록 2017.09.01 14:23수정 2017.09.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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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825 고양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자신의 성공담을 들려주는 오안희 통번역사
170825 고양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자신의 성공담을 들려주는 오안희 통번역사송하성

"일과 관련해서 누군가를 만나러 간다면 명함을 만들어 가져가야 합니다. 그 분들이 나를 부르지는 않았지만 내가 하는 일을 알리고 나를 홍보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일을 하고 돈을 받겠다고 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처음엔 봉사부터 시작해서 실력을 쌓으면 자연스럽게 수입이 생기고 모든 사람이 원하는 존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아산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아산건가다가)의 베트남어 통번역사인 오안희씨의 강의를 듣는 고양 이주여성들의 눈이 빛났다. 1995년에 한국에 시집 와 아산건가다가에서만 11년을 근무한 오씨는 이제 지역사회에서 베트남 통번역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만 11년을 근무하며 출입국, 복지, 노동, 교육, 사회, 행정 등 모든 분야의 질문에 대답하다보니 이제 웬만한 건 다 알게 됐어요. 오랜 기간 꾸준히 열심히 하다 보니 경찰서와 법원 등에서 먼저 찾는 통번역 전문가가 됐다고 자부합니다. 뭐든지 많이 배우고 열심히 한다면 여러분도 지역사회가 원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김승일)는 지난달 18일과 25일, 고양아람누리 국제문화예능포럼 교육실에서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취업기초소양교육'을 진행했다.

25일에 진행된 2차 교육에서는 오안희씨가 강사로 나서 통번역사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설명했다.

"통역을 할 때는 문화차이에 대한 부분도 잘 고려해야 합니다. 한 번은 이주여성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에서 통역을 했는데 시어머니가 '며느리가 베트남에서 뭘 배웠는지 모르겠다. 밥그릇을 들고 밥을 먹고 양말을 잘 신지 않는다'고 흉을 봤습니다. 이 말을 그대로 베트남 며느리에게 해주면 상처를 받을 거예요. 그래서 통역을 일단 멈추고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 차이에 대해 시어머니에게 먼저 설명을 했습니다. 통번역에는 문화차이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170825 취업기초소양교육을 듣고 있는 고양 결혼이주여성들
170825 취업기초소양교육을 듣고 있는 고양 결혼이주여성들송하성

그뿐만이 아니다. 통번역 전문가로 인정받으려면 고려하고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


"통역을 할 때는 시간 약속을 잘 지켜야 합니다. 항상 15분 전에 가서 대기해야 하고 사전에 통역을 할 내용이 무엇인지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서 관련 단어와 내용을 미리 메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정확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오안희씨는 한국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꾸준히 열심히 하는 노력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명함을 들고 통번역사가 필요한 경찰, 검찰, 법원 등을 찾아 다녀야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누구도 나에게 일거리를 주지 않아요. 한 번 만난 사람은 받은 명함을 잘 관리해서 문자메시지를 자주 보내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 합니다."

이날 강의는 한국에서 취업을 원하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고민과 함께 희망을 안겼다.

베트남 출신 한 결혼이주여성은 "이민자로서 한국에서 어떻게 살고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는지 또 어떤 과정을 거쳐야 성공할 수 있는지 늘 막연했다"며 "선배 결혼이민자의 성공담을 듣고 정말 쉽지 않지만 나도 열심히 하면 인정받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강의 외에도 이미지 컨설팅 전문강사로부터 용모 복장, 헤어메이크업, 인사, 자세 동작 등의 매너와 이력서 작성법, 자기소개서 쓰는 법, 면접코칭 등의 취업에 필요한 기초소양교육을 2회기 동안 받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취업기초소양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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