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돌아온 한국당, 위법 논란에 "하지 말라면 말고"

민주당, 대정부질문 참여 국회법 무시 비판... "내팽개칠 땐 언제고 이제 와 생떼"

등록 2017.09.11 12:36수정 2017.09.1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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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참석하는 홍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원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기국회 보이콧(불참) 해제와 전술핵 재배치 등을  논의하기 위해 참석하고 있다.
의총 참석하는 홍준표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원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기국회 보이콧(불참) 해제와 전술핵 재배치 등을 논의하기 위해 참석하고 있다.유성호

지난 4일 국회를 떠났던 자유한국당이 다시 돌아왔다. 주일 만의 '컴백'이었다.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서 시작한 장외투쟁 명분은 어느새 전술핵 재배치로 바뀌어 있었다. 새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는 원내에서 막고, 장외에서는 '전술핵 재배치 대국민 1000만 서명운동' 등으로 병행투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1일 의원총회 모두발언 자리에서 "과거 야당이라면 무작정 장외투쟁을 계속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겠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야당은 대안을 갖고 투쟁하는 야당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고위원회에서 잠정적으로 원내외 병행투쟁을 하자고 결정했으니 의원 여러분이 원내 대여투쟁에 나서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사실상 싸늘한 여론에 밀린 '작전 상 후퇴'였다. 보이콧을 질타하며 복귀를 촉구한 여당과 나머지 야당의 압박도 한국당의 백기투항을 부추겼다. 북핵 실험으로 인한 안보 위기 상황 등 불안정한 민생을 뒤로하고 제1야당이 국회를 비우는 모습을 유지하는 데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선동 "대정부질문 위법? 여당 도리 아냐"... 민주당 "공전 만들어 놓고"


한국당의 '컴백'을 향한 시선도 따뜻하지 않았다. 특히 이날 한국당의 대정부질문 참여 여부를 놓고 위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회법상 대정부질문을 진행하는 국회의원은 질의 48시간 전에 질문 요지서를 정부에 전달해야 하는데, 한국당 의원들은 보이콧 때문에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오전 정론관 브리핑에서 "한국당이 대정부질문에 참여하는 것은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라면서 "1주일 동안 국회를 공전상태로 내팽개쳤으면서 이제 와 국회 시계를 돌려 달라고 여야 대표들에게 생떼를 쓰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선동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발끈하고 나섰다. 김 부대표는 의원총회 발언에서 "야당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고 포용해서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게 여당의 도리"라면서 "우리가 어렵게 결정해 국회 정상화를 하는 마당에 법적 요건을 운운하는데, 법이 안 된다면 안 할 수 있다. 하지 말라면 안 해야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국당은 11일 정치분야 질의에 김성태(강서을) 의원과 박대출, 함진규, 박찬우 의원이, 다음날인 12일 외교·통일·안보 분야에는 이주영, 김학용, 윤영석, 이만희 의원이 질의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같은 날 한국당의 의원총회에서는 지난 9일 진행한 '5천만 핵인질, 공영방송 장악 저지 대국민 보고대회'에 대한 자화자찬이 이어졌다(관련 기사 :문재인 대통령 향해 "뒈져라", "미친 놈", "또라이" 욕설). 홍문표 사무총장은 "언론과 경찰의 생각과는 다르지만, 우리는 그날 성공리에 (국민보고대회를) 끝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파헤치고 바로 잡는 데 한국당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고 치켜세웠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보이콧 #더불어민주당 #정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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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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