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고경태 기자 기록전 <한 마을 이야기-퐁니·퐁넛> 열려

18일~24일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1층 카페서 전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 기록

등록 2017.09.13 11:41수정 2017.09.13 11:41
0
원고료로 응원
고경태 기록전 한 마을 이야기 퐁니퐁넛
고경태 기록전한 마을 이야기 퐁니퐁넛석미화

퐁니·퐁넛은 퐁니와 퐁넛으로 실은 두 마을이다.
두 마을은 전쟁과 학살의 기억으로는 한 마을이다.
전쟁은 한 마을에 어떻게 나타났을까.
한 마을에는 응우옌티탄이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이 살았다.
한 응우옌티탄은 '그날' 죽었고 다른 응우옌티탄은 가까스로 살아나왔다.
베트남 꽝남성 퐁니·퐁넛 마을 1968년 그날 한국군이 거기 있었다.
카메라를 든 미군 병사도 그 마을 부근에 있었다.
그러므로 이 전시는 두 마을로 한 마을 이야기이자 두 사람으로 한 사람 이야기다.
응우옌티탄에게 전쟁은 어떤 얼굴이었을까.
기록자 고경태는 18년째 그 질문을 하고 있는 중이다.
- 서해성(한 마을 이야기-퐁니퐁넛 기획, 작가)

고경태 기록전 <한 마을 이야기 – 퐁니·퐁넛>(이하 '고경태 기록전')은 1968년 2월 12일 '그날', 베트남 꽝남성 퐁니·퐁넛 마을에서 일어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에 대한 18년간의 기록이다. 


한베평화재단(이사장 강우일)은 내년 꽝남성 한국군 민간인 학살 50주기를 맞아 만만만 캠페인을 시작하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경태 기록전을 개최한다. 퐁니·퐁넛은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 위치한 마을로 1968년 학살이 일어난 곳이다. 전시는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청주, 대구, 제주, 광주, 수원 등 7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서울 전시는 오는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1층 산다미아노 카페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학살이 일어난 '그 날', 한 명은 희생자로 한 명은 생존자로 운명을 달리했던 두 명의 응우옌티탄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있다. 기록자인 고경태 기자는 사건 현장을 기록한 본 상병의 사진을 들고 마을을 찾아가 이야기를 걸었다. 본 상병의 네가티브 흑백사진은 고경태 기자의 사진을 통해 디지털 컬러 사진으로 거듭났다. 사진 속에서 익명의 주검들이 영화 속 등장인물처럼 부활했다. 그 사진을 받아 들고 가족 또는 이웃과 뒤늦게 조우한 마을 사람들은 고경태 기자가 찍은 사진 속에서 '그날'의 사건을 증언했다.

전시를 통해 베트남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전시가 열리는 공간은 일상적인 까페 공간이다. 까페 한쪽에 2인석을 두어 한 쪽은 퐁니·퐁넛 마을 유가족 혹은 생존자의 사진을 매일 달리 배치하고 다른 한 쪽은 관람객이 앉아 차를 나누며 베트남을 마주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일상 속에서 베트남과 마주하고 전쟁과 일상, 평화를 응시하도록 한다.

기록자는 <한겨레21> 기자 시절 미 국립문서보관소 기밀해제 문건을 통해 스무 장의 사진을 만났다. 1968년 미 해병 제3상륙전부대 소속 본(J. Vaughn) 상병이 촬영한 '그날'의 기록은 32년만인 2000년 6월1일 빛을 보았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민간인 학살 문제를 앞장서 보도해 온 한국의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은 2000년 11월 23일치에 이 사진들과 관련 문서를 세계 최초로 보도했고 그 중심에 고경태 기자가 있었다. 고경태 기자는 18년 동안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본 상병의 짤막한 한 줄 사진 설명을 단서로 수많은 주인공들의 고난과 눈물이 수록된 장대한 서사를 만들고자 했다.

전시를 기획한 서해성 작가는 "이 전시는 퐁니·퐁넛 마을을 중심으로 '전쟁을 기억하는 일에 관한' 기록이다. 퐁니와 퐁넛은 두 마을이다. 다만 사건은 같은 날 일어났고 기록 또한 퐁니·퐁넛으로 전한다. 서로 지척인 까닭에 죽음과 고통 앞에서 두 마을은 하나의 운명이었다. 삶의 양식 또한 차이가 없다. 요컨대 한 마을이야기는 '한 개 마을' 보다는 '어떤 마을 이야기'에 더 가깝다고 보면 되겠다. 핵심은 마을 중심의 전쟁기록"이라고 전시 취지를 말한다.


한베평화재단은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평화로 나아가고자 지난해 4월 발족하였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학술연구, 아카이브, 평화교육, 전쟁 피해자 복지사업, 베트남과의 문화예술교류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베트남과 함께 여는 평화 만만만 캠페인 일환으로 전쟁 피해자 지원을 위한 모금, 전시, 북콘서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종전기념일에 맞춰 시민평화법정을 준비하고 있다.

전시 관람 : 무료
관람시간 :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8시까지
문의 : 한베평화재단 02-2295-2016 kovietpeace@gmail.com
#한베평화재단 #고경태 #서해성 #베트남 전쟁 #퐁니퐁넛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3. 3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4. 4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5. 5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