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10가지 질문

등록 2017.09.13 15:31수정 2017.09.13 15:31
1
원고료로 응원
문재인 대통령님, 어제 꿈에서 대통령님과 많이 다퉜습니다. 소박맞은 여인의 울부짖음처럼 처절하게 대통령님께 대들었습니다. 이젠 저도 좀 절제하려 합니다. 당분간 침묵하기 위해 10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제가 알고 있는 대통령님의 측근들이 충성스럽다면 이 정도의 탄원은 전달되리라 믿습니다.

1. 대통령님께서 본래의 신념대로 미국과 맞짱을 뜬다든가, 혹은 좀 빵빵히 나간다 해서 한미관계가 그렇게 급랭할까요? 미국이란 나라가 그렇게 허술한 나라일까요? 미국의 정책결정과정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 터이니 대통령께서 미국을 두려워한 것같이 느껴지지 않도록 좀 당당한 모습 좀 보여주실 수 없겠습니까?

2. 트럼프가 대통령을 미워하고 한미관계가 설령 급랭한다 할지라도 북한이 한미관계가 소원해진 틈을 타서 금방 남한을 공격할까요? 나아가서 한반도가 불안해지고 외국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갈까요? 대통령께서 오히려 한반도 상황을 너무 급박하게 몰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요? 북한이 핵을 보유한 것 자체가 한반도의 전쟁위험을 그렇게 급진적으로 높이는 요인인가요? 미국의 동북아패권정책 과정에서 그들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결과 때문에 마치 한반도에서 금방 전쟁이 일어날 것같이 겁박하고 있는데 왜, 한국정부까지 이 난리를 쳐야 하는가요?

3. 지난 10년간 북한은 압박에 굴복하지 않았잖아요? 트럼프가 겁박하니까, 문 대통령이 제안하니까, 북한이 금방 달라지리라 생각하셨나요?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너무나 나이브하다는 비난을 어떻게 모면할 수 있을까요?

4.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이 탄생시킨 역사적 정권인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야당과 그들의 지지자들뿐이죠. 그러니 대통령은 모든 면에서 달라야지요. 더더욱 민족의 명운을 좌우할 평화통일정책에서야 더 말할 나위가 없잖아요. 지금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이명박, 박근혜와 뭐가 다른가요? 명박ㆍ근혜도 북한이 말만 잘 들으면 원 없이 퍼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던가요?

5. 지금 미국과 미국의 영향권 안에 있는 나라들은 북한을 꼼짝달싹 못하게 하여 항복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잘 안 되고 있지만 설령 미국의 전략이 완전 성공해서 북한이 완전히 코너에 몰린다면 결과는 두 가지겠지요. 미국의 말을 잘 듣든지 이판사판식 전쟁을 일으키든지! 항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까? 대통령의 절체절명의 책무는 전쟁방지만아니라 위험한 북한을 연착륙시켜서 평화통일의 파트너로 삼는 것까지가 아닌가요?

6. 코리아패싱을 두려워하고 계시나요? 코리아패싱의 실체가 있습니까? 제국주의자들이, 얼치기 보수주의자들이, 말 만들기 좋아하는 자칭 전문가들이 만든 허구 아닌가요?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국가적 실리를 추구하면서 정중동 외교를 치열하게 전개해 가야하고 나아가서 어떤 경우에도 북한과 대화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물론 북한이 호락호락하지 않는다는 거야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지요.

7. 홍준표, 안철수를 만나셔서 남북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을 말씀하셨는데 홍, 안에게 무슨 도움을 얻을 수 있겠다는 것인가요? 대통령님의 넓은 마음이 드러날까요, 대통령의 나이브한 정치의식이 드러날까요? 어느 참모의 복안인가요?

8. 80%의 촛불민심 가지고는 불안하신가요? 태국기(태극기가 아님) 부대를 두려워하시나요? 태국기 들었던 사람들을 국민으로 받드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그들의 정치적 판단을 두려워하시거나, 그들까지 대통령을 지지해달라고 기대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 아닌가요?

9. 오늘 국회에서 벌어진 사달을 예측 못하셨나요? 대통령의 지지율이 90%를 넘는다 해도 지지율 가지고만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대통령께서 호메이니라면 가능하겠지요. 그건 의회정치를 부정하는 것 아닐까요? 국회 과반수를 정부정책을 지지하는 구도로 바꿔놓지 않으면 오늘 같은 일이 계속 발생하리라는 것은 의회정치의 상식 아닌가요? 이 점에서는 대통령의 광팬들까지도 대통령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 것 같아요. 국민의당 욕해가지고 될 일이 아니지요

10. 국민의당이, 특별히 안철수당이 정치적으로 회생할 가능성은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을 선제공격할 가능성만큼이나 희박할 것입니다. 내년 지방선거 기다려볼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지방선거에 참패한들 국민당의원들이 항복하고 나오겠어요? 몽니가 더 세지겠지요. 20년 4월까지 몽니 부려보세요. 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해도 그 때는 대통령의 레임덕을 돌이킬 수 없지요.

왜,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박주선. 염동철 불러서 막걸리 한잔 못 나누시나요? 형님 그 때 내가 부덕했소. 다 이해하시고 새나라 함께 일궈갑시다. 민주화 위해 피 흘린 동지 아닙니까? 민주당 내에서도 당신들이 들어와야 호남권의 민주세력이 커지고,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도 민주당 내의 세력균형이 맞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라도 속히 힘을 합해 적폐청산, 평화통일 기반구축, 분배정의 실현이라는 피맺힌 국민염원을 완성 시켜 국민의 눈물을 함께 닦아드립시다.

이러면 국민의당에서 30명 함께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그들이 외면하면 그 사람들 고향에 못 내려갑니다. 그리고 이 일은 대통령 외에 아무도 못합니다.

대통령께 주어진 또 하나의 책무는 건전한 보수당을 양육하는 것입니다. 국민의당과 연합해서 국회 과반만 확보하면 홍준표당 상대 말고 바른정당, 정의당만 상대해서 정사를 의논하면 저 극악한 극우정당은 괴멸합니다.

이 일은 역사상 아무도 못했습니다. 역사가 오직 대통령님께만 맡기신 사명입니다. 제 주장이 얼치기 정치인의 헛소린가요? 국내정치의 안정 없이는 남북문제 해결 없습니다. 언제 누가? 남북문제만은 초당적으로 협력한 일이 있었던가요?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기대합니다. 이제 그만 울고 싶습니다. 아, 안보팀 보좌진들을 속히 대통령님의 철학을 공유한 사람들로 바꾸십시오. 인사탕평보다 훨씬 중요한 국운이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강건하십시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기자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더 많은 분들이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올립니다.
##문재인대통령 ##촛불민심 ##한미관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일산은혜교회 목사, 성경의 정신으로 세상을 섬기고 싶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4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5. 5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