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방송장악' 피해자 조사받는 최승호 PDMBC에서 해직된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26일 오전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권우성
'MB국정원'의 방송장악 피해자로 검찰 조사를 받은 최승호 전 MBC PD가 "국정원이 '최승호 PD 전출'을 핵심 성과로 보고한 문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이같은 조치가 보고됐다는 정황도 제시됐다.
최 PD는 26일 오후 5시께 약 7시간 동안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며 "제가 <PD수첩>에서 전출되는 과정에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걸 문서로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국정원 국익정보국이 '최승호 전출'을 핵심 성과로 자랑"그는 조사 중간중간 수첩에 기록해 온 내용을 살펴보면서 "국정원이 저 개인을 상대로 전출 계획을 세운 문건과 제가 쫓겨난 이후 '최승호 PD 전보', '김미화 하차', '추적60분 PD 인사 조치'를 부서 핵심 성과로 내세운 보고 문건을 봤다"고 전했다.
최 PD에 따르면 이런 보고문건을 작성한 주체는 국정원 내 '국익정보국'이다. 일부 문건에서는 'VIP보고'라는 문구도 확인했다.
최 PD는 "문건 하나에는 'VIP 보고'라는 표현이 있었다"라며 "검찰에서는 아직 그 부분이 맞는지(이뤄졌는지)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듯했다"고 밝혔다.
'VIP'는 정부 기관에서 대통령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통상 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에 보고해야 할 사안이면 'BH 보고'라고 쓰지만 대통령에 보고해야 할 사안이면 'VIP 보고'라는 표현을 쓴다.
국정원이 블랙리스트 실행 결과를 이같이 보고하면서 'VIP 보고'라는 표현을 쓴 것은 보고 내용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정황을 드러낸다. 이 전 대통령이 실제 지시하고 보고 받았는지는 검찰 수사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최 PD는 MBC의 대표적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PD수첩> 제작을 맡아 '4대강 사업 의혹' 심층 보도를 준비하던 중 비제작 부서로 발령 났다. 이후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가 2012년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
현재는 독립언론 <뉴스타파>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이 시기 국정원이 정부 비판 보도를 옥죄기 위해 MBC와 KBS를 상대로 한 단계별 장악 시나리오를 작성 실행했다고 발표했다.
최 PD는 이런 문건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에서 검찰로 넘어온 문건 중에는 해고와 관련된 건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 문서는) 정말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훨씬 더 중요하고 심각한 게 많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이 제대로 반성하는 마음이라면 적극적으로 과거 잘못 관련 문건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검찰에 이관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공유하기
'최승호 PD 전출' 자랑한 MB국정원이 내세운 치적 둘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