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이 '남의 이야기'인 청년들도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9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이어지는 무려 10일 간의 최장 연휴이다. 어떤 이들은 고향을 찾고, 어떤 이들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많은 이들이 오랜 시간을 투자해 차, 기차 등을 타고 각자의 지역을 향해 떠난다. 명절이면 고속도로는 마비되곤 한다.
명절날 아침 차례를 지내고,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대화를 나누고, 오랜만에 보는 가족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그러나 이 자연스러운 풍경 속에 들어오지 않는 이들이 있다.
직장인 윤민수씨(27·남·가명)는 이번 명절에 고향을 찾지 않는다. "(고향을 찾지 않는지) 꽤 됐어요. 예전에는 고향에 사는 친척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따로 흩어져 살고, 굳이 서로 먼 길을 돌아 만날 필요가 없어졌달까요. 가족들끼리의 불화도 있었죠." 비단 윤씨의 사례만은 아니다. 취업준비생 이정우씨(24·남·가명) 역시 가족 간의 고향을 찾지 않는다.
"가족 간의 다툼이 있었어요. 부모님이 나이가 어렸다거나,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면 그래도 만나게 됐겠지만 이제는 굳이 불편하게 서로 만날 이유가 없어졌죠."윤씨는 이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라 설명한다. 가족들 간의 관계가 멀어진 것이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나타난, 당연한 일이라는 이야기다.
"나쁘게 볼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변화죠. 이전 같으면 같은 동네에서 평생 볼 사이였겠지만, 지금은 안 보고도 살 수 있게 된 거죠. 안 맞는 사람들끼리 굳이 힘들게 볼 필요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