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도 "약으로 버텨, 고문받았으면 사망사태"

법정에서 조사과정 가혹행위 주장하며 진단서 제출

등록 2017.10.19 11:18수정 2017.10.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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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씨가 8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최순실씨가 8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해외법무팀이 구치소 내 인권침해를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비선측근이자 뇌물사건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 최순실씨도 비슷한 내용을 주장했다. '고문'까지 언급했지만 있었다는 얘기인지 없었다는 얘기인지도 불분명한 내용의 발언이었다.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공판에서 최씨는 재판부에 발언기회를 신청했다. 최씨는 일어나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자신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가혹행위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제가 구속된 지 1년 돼 가는데요, 구속돼 지금 검찰이 6~7개월간 외부인 접견을 막고 일체(일절) 면회를 불허해서 한 평 되는 방에서 CCTV로 감시하는 등 화장실도 오픈된 곳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을 버텨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너무 힘들고 검찰이 불합리하게 하는 것을 재판장님께서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검찰과 특검 조사 당시 검사들이 '박근혜와 경제공동체란 걸 인정하라' '3족을 멸하겠다'고 말했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했다. 또 "장시호가 특검의 도우미가 되는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라면서 "남자 조사관이 정유라를 데려간 것은 성희롱"이라고 주장했다.

최씨의 거친 발언이 이어지자 재판장은 "재판부에 하고 싶은 얘기를 하라"고 당부했다. 최씨는 "지금 제가 정신병자가 안 된 건, 지금 제가 약으로 버티고 있는데 제가 지금 고문이 있었다면 웜비어 같은 사망사태가 갈 정도로 견디기 힘들다"면서 "삶의 의미를 갖기 힘들다"고 말했다. 오토 웜비어씨는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나 엿새 만에 사망한 미국 대학생이다.

이후 발언은 앞뒤 문맥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횡설수설 한 내용이었지만 대체로 증인들이 검찰과 특검의 회유와 협박에 시달렸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공판에 앞서 최씨의 변호인은 최씨의 건강상태에 대한 진단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재판장은 "정신적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어서 장기간 간호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라며 "치료 잘 받고 간호 잘 하길 바란다. 언제든 휴식이 필요하면 고려해서 휴정하도록 하겠다"며 계속 공판을 진행했다.
#최순실 #박근혜 #웜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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