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의 홈페이지.
살림
여성단체들은 "지적 장애 2급 여성이 사회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 채 십대 때부터 성매매를 하게 됐다면, 그래서 열아홉이 되던 해에 에이즈에 걸렸다면, 사회는 이 여성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7년이 지나고, 남자친구라는 이름의 알선업자와 착취자에 의해 또다시 성매매를 하게 된 이 여성에게 지난 7년 동안 사회는 무엇을 해 주었는가"라며 "언론은 이 여성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가"라 덧붙였다. 또 "성착취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고 방치된 지적 장애를 가진 여성이 에이즈에 걸렸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착취 현장에 있었다면 이것은 누구의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여성단체들은 성구매자를 피해자로 보는 시각 역시 지적했다. 이들은 "성매매 여성이 심지어 성병에 걸렸다고 말해도 상관없다며 콘돔을 거부하고 달려드는 성구매자들, 지적 장애 2급인 여성을 조건만남을 통해 성구매한 구매자들, 이 사건에서 그들은 에이즈에 감염된 여성에 의해 피해를 입은 불쌍한 피해자들로 둔갑해 버렸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에이즈라는 질병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고, 성매매 여성에 대한 혐오와 낙인을 강화하며, 에이즈에 걸려 무차별적으로 성매매를 한 이 여성이 사회에 복수심이라도 있지는 않았는가를 논하며 가장 취약한 자리에 놓여 있는 여성을 물어뜯고 할퀼 뿐"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에 대해, 정의로운 사회라면 짊어져야 할 책임을 이야기하는 언론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문제의 본질과 핵심은 놓친 채 언론사 간 과열경쟁과 선정적 보도만이 판을 친다"라며 "언론과 방송의 사건보도를 통해 성차별적 통념과 편견은 일상적으로 유통되며, 매우 심각한 수준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성매매에 대한 왜곡된 통념과 몰이해를 재생산하며 피해자의 인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최근 방송사의 성매매 여성과 에이즈 문제를 연결한 사건·사고 보도태도는 도를 넘어서서 성매매 여성에 대한 편견과 낙인, 혐오를 양산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에는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의전화, (사)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부산지부, 부산여성장애인연대, 부산여성회, 부산여성장애인연대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사랑의집, 부산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 부산여성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부산성폭력상담소, 해뜨는집, 부산여성의집, 부산여성지원센터 꿈아리, 신나는디딤터, 구세군셀리홈, 살림쉼터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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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여성 성매매' 보도, 피해자 인권 훼손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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