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병원, 전공의 폭행 사과했지만...

병원장 명의로 입장문 발표, 피해 전공의 "직접 사과 못 받았다"

등록 2017.10.26 20:34수정 2017.10.2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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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1년차 전공의에 대한 집단 따돌림과 폭행 등 인권침해로 물의를 빚은 전북대병원이 26일 입장문을 통해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전공의는 "직접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밝혀 진정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a  전북대학병원

전북대학병원 ⓒ 문주현


전북대병원은 26일 강명재 병원장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의료계는 물론 지역사회에 큰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피해를 입은 전공의를 포함해 참 의료인이 되기 위해 성실히 수련에 임하고 있는 모든 전공의에게도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북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폭행사건으로 알려진 해당 사건은 지난해 1년차 전공의였던 영수(가명, 32)씨가 "선배 전공의와 임상교수, 동기로부터 폭행과 따돌림, 폭언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관련 기사 : "의사가 의사 때리고 돈 뺏고... 대학병원은 감옥이었다").

당초 전북대병원은 자체 조사에서 당사자간 입장이 엇갈린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1년차 전공의를 상대로 돈을 걷고, 입사 이전부터 일을 시키는 등의 부조리에 대해서도 부인해왔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2년간 정형외과 전공의 모집 중단'이라는 강도 높은 징계를 내렸다. 현재 폭행사건은 검찰 조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수련현장에서 확인된 규칙 위반 등의 사안에 대해서는 즉시 시정조치를 내렸다"면서 "폭행 사건은 검찰조사가 진행 중으로 사실로 확인되면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북대병원은 "이번 사건을 단순히 민원으로 바라보지 않고 병원 전체의 수련 시스템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병원 차원의 수련환경 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병원 내 폭력사건 근절대책을 포함한 전공의들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수련환경 개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a  강명재 전북대병원장

강명재 전북대병원장 ⓒ 문주현


전북대병원이 이날 발표한 수련환경개선 종합대책은 ▲ 전공의 고충상담센터 확대 운영 ▲  수련의 폭력예방 및 인성 교육 강화 ▲ 전공의의 날 제정 ▲ 설문조사 확대를 통한 문제점 조기 인식 ▲ 전문상담사 및 책임지도 교수제 실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이번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종합대책은 무엇보다 전공의들에게 안정적인 수련환경을 조성하고 각종 폭력과 인권침해를 예방해 안전하고 행복한 수련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피해 전공의 "아직 직접 사과받지 못했다"


전공의 폭행 피해 당사자인 영수씨는 26일 반박문을 발표했다. 영수씨는 "전북대 병원장 명의의 사과문을 보고 화가 나서 글을 적게 됐다"면서 "강 원장은 저에게 사과는 없이 언론과 보건복지부에 사과를 하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영수씨는 지난 24일 전북대병원장의 사과를 받기 위해 전북대학교 가인홀에서 열린 전북대병원 국정감사장 현장을 찾기도 했다. 당시 영수씨는 "강 원장의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전에 전북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들이 사과를 시도했는데, 내가 거부했다는 병원 측의 주장도 왜곡된 것"이라면서 "당시 가해자 변호사와 동행을 한다는 말을 들었고, 그것은 피해자 입장에서 사과를 하려고 하는 모습이 아니기에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전북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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