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겉표지김웅철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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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은 14%였고, 앞으로 8년 뒤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하죠. 전체 인구에서 65세 인구가 20퍼센트를 넘어서면 그때부터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고 하는데, 대략 네 명 중 한 명이 머리 희끗한 노인이란 셈입니다.
가장 큰 원인이야 출산율 저하에 있겠죠.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살 수는 없겠죠.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그 흐름에 무언가를 대비하고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를 위해 무엇보다도 우리나라보다 앞서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을 알면 뭔가 대비책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요?
"시내 소재 10개 병원이 순번을 정해 순환 근무한다. 의사, 약제사, 방문 간호사, 간병 전문가, 재활 전문가 등이 팀을 이뤄 재택 간병 서비스에 동참하는 시스템이다. 이들은 ICT(정보 통신 기술)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365일 24시간 간병이 필요한 지역 내 고령자들을 돌보고 있다."(32쪽)"도쿄 세타카야 구 주택가의 한 단독주택. '오오카이 사랑방'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50-80대 남녀 25명이 생맥주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눈다. 오오카이 사랑방은 집주인 오오카이 씨의 이름을 따 붙인 이름이다. 올해 75세의 오오카이 씨는 자택의 빈방을 수리해 동네 사람들에게 개방했다."(44쪽)김웅철의〈초고령사회 일본에서 길을 찾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일본 도쿄의 '가시와 시'에서는 '고령자 맞춤형 마을'을 만들어 '지역의료센터'와 연계하여 그곳의 노인들을 체계적으로 돌보는 실험을 펼치고 있고, 세타가야나 구나 지바 현 같은 곳에서는 노인들이 자기 집 빈방을 개방해 지역주민들의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모습들은 '지역 커뮤니티의 부활'을 통해 그 지역 노인들의 치매나 고독사도 예방할 수 있고, 활발한 사교의 장을 열어서 노년에 긍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정부와 지자체의 고령화 탈출 해법의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현재 출산율이 급격히 저하된 상황이죠. 그런데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단계라고 한다면, 문제는 그 많던 어린이 보육시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하는 점이겠죠? 과연 일본에서는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요?
"최근 일본에는 아이들과 노인들이 하나의 시설에서 보육과 요양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는 '보육+요양 복합시설'이 등장했다. 보육과 요양이라는 두 가족이 한 지붕 아래 동거하는 셈이다."(62쪽)이른바 아이들 수가 줄면서 보육시설이 남아돌게 되는데, 그런 시설들을 고령자용으로 쉽게 바꿀 수 있도록 건물 규제에 유연성을 부여해 주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건물규제만 풀어주는 것으로 끝내지는 않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요코하마시에 있는 '만남의 집' 1층에는 고령 노인들을 돌봐주는 비숙박형 요양시설인 '데이 서비스 센터'가 들어서 있고, 2층에는 유아들을 돌보는 보육원이 들어 서 있다고 하죠. 재밌는 것은 보육원 원아들이 매일 낮잠 시간이 지난 오후 2시 무렵에는 각자 장난감을 들고 노인들이 있는 1층으로 내려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인성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빈 집이 느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관 차원의 관리에는 한계가 노출됐고, 그런 와중에 등장한 것이 바로 민간 업체들의 빈집 관리 전문 서비스다. 주로 주택 경비업체들이 신사업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업체가 하는 일은 매달 한 번 정기적으로 집을 방문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주는 것이다."(161쪽)세상에 없던 초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에는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비즈니스들이 속속 등장한다고 하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빈집 관리 서비스'라고 하죠. 주로 주택 경비업체들이 그런 신사업에 진출하는데,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집을 방문해 배수 상황이나 우편물을 체크해 전달하면서 보통 3000~1만 엔의 서비스 요금을 받는다고 하죠.
더욱이 이 책에 따르면, 일본의 보안경비회사들은 '고령자 가사대행 서비스'까지 나서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전구를 교환해주거나 무거운 짐을 운반해주고 또 청소를 해 주는 등의 일상적인 집안 일을 돕는 것에서부터 휴대폰 사용법을 알려주거나 함께 외출해 쇼핑을 도와주는 일까지 다양하다고 하죠. 우리나라도 향후 초고령사회가 될 경우에 그런 일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디스코에 빠진 일본 노인들'의 모습, '가라오케에 꽂힌 노인 복지시설', '추억의 다방 부활', '시니어 민박', '연금받는 날 러브호텔', 그리고 '상품이 아니라 시간을 팔고 있는 고령자 쇼핑몰' 등 다양한 비즈니스들의 풍경을 엿볼 수 있게 해 줍니다.
뭐든지 일본 사회의 흐름을 좇고 있는 우리나라죠. 초고령사회라고 예외는 아니겠죠. 물론 '고독사'나 '노후파산'이나 '하류노인'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광경도 없잖아 있습니다. 하지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상황 속에서 일본만큼 괜찮은 참고서도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도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일본의 흐름을 보면서 뭔가를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길을 찾다
김웅철 지음,
페이퍼로드,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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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오래 남는 법이죠. 일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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