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 박수치는 태도로 트럼프 맞아선 안 돼

[김종훈 의원 기고글] 대한민국의 요구와 이익 주장해야

등록 2017.11.06 14:38수정 2017.11.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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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민중정당 김종훈 의원이 지난 10월 13일 오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새민중정당 김종훈 의원이 지난 10월 13일 오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희훈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민중당 상임대표 울산 동구 출신의 김종훈 의원입니다.

다가오는 8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국민들에게 트럼프 미 대통령을 따뜻하게 맞아줄 것을 당부하셨지만, 저희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설을 그저 듣고 박수만 쳐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쟁이 나도 한반도에서 나고, 수천이 죽어도 한반도에서 죽는다"는 말로 우리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습니다. 유엔 총회에서도 그는 "북한 완전 파괴(totally destroy North Korea)"를 말하며, 이란 핵합의 파기 경고,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 천명 등으로 전 세계의 비판과 우려를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국 내 언론에게도 '깡패 두목의 연설'이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혹시나 예의 거친 말을 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만일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심각한 상처이자 모욕이 될 것입니다. 저희는 우리 국회의원들이 결코 '박수치는 태도'로 연설을 들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 북미관계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나날이 악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워싱턴이나 뉴욕이 아닌 이곳 서울에서 북한을 향해 적대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그야말로 최전방에서 북한을 향한 전쟁위협 행위입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소속 정당이나 진영, 정파에 관계없이 우리 의원들 모두의 일치된 의견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회를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전쟁위협 정치의 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한미동맹에 대한 의원님들의 생각은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방한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계신 것처럼 한국의 안보상황을 이유로 무기강매와 통상압력, 방위비 분담금 증액입니다. 이것은 평등한 동맹국의 요구라 보기 어렵습니다. 여기는 미 의회가 아니라 대한민국 의회입니다. 대한민국 의회에서 미국우선주의를 수긍한다면 국민들은 우리를 미국 국회의원이라 비판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우리가 대한민국 국회의원답게 국민의 요구와 이익을 주장하길 바랄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소속 정당이나 진영, 정파를 넘어 오로지 한반도의 평화와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민심을 대변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대표 한 사람으로서 당당한 목소리를 함께 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종훈 #트럼프방한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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