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일 자신을 비판한 당내 일부 의원에 강경한 어조로 대응하며 반격에 나섰다. 독일-이스라엘 방문 중인 안 대표는 현지시각으로 새벽 5시 20분께 본인 SNS 계정을 통해 "이번 행위는 논리로나 형식으로나 정상적 문제 제기의 범위를 넘는 것"이라며 "당대표는 무슨 말을 해도 듣고 앉아있는 존재가 아니다. 끝까지 같이 못 할 분이 있더라도 반패권의 길을 가겠다"고 장문의 글을 올렸다.
안철수 당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3일부터 독일·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안 대표는 이스라엘 현지시각으로 6일 새벽 5시 20분께 "짚을 것은 짚고자 한다", "힘들지만 오래 참고 있던 몇 마디를 하려고 한다"며 A4용지 1장 반 가량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여기에 "당의 한 중진의원께서 대놓고 저를 공격했다. '당선된 것이 비정상'이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했는데, 이해할 수 없는 논법"이라며 "그 정도면 그런 정당에 계신 것이 무척 불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당내 호남 중진인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시고창군)은 소속 의원 SNS 방에 공개적으로 글을 올리며 "대선에 패배한 사람은 죄인이다. 반성·자숙해야 정상"이라며 "지금이라도 당의 미래를 위해 중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안 대표를 향해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 기사 보기: 바른정당 탈당에 박지원 "닭 쫓던 개 신세" 안철수 "달라진 거 없어"
http://omn.kr/ojcc).
안 대표는 이어 논란이 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추가로 설명했다. 앞서 4일 그는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에 대해 '복수하려고 정권을 잡느냐'는 등 발언을 해 당 내외 비판을 받았다. 관련해 그는 "제가 하지 않은 말을 보도한 게 아니므로 언론을 탓하진 않았지만, (당시) 제가 한 말은 이것"이라며 맥락을 설명했다. 요지는, 민주당-자유한국당 모두 잘못했다는 것이다.
"(저는) '독일과 이스라엘 같은 나라들은 기술혁명을 향해 모두 합심해 달리고 있다. 우리 정치가 지금 같아선 미래가 없다. 민주당은 전 정부, 전전 정부를 파헤치고, 자유한국당은 노무현, 김대중 정부를 뒤집으려 혈안이 돼 있다. 복수하려고 집권한 게 아니라면 이러면 안 된다고 본다'라고 했습니다. 현지 공관장이 독일의 현황을 설명하고 나서, 별도로 이어진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내 정치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답한 것입니다."
그는 관련해 "적폐청산은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정부 운영능력의 부족을 덮는 수단이 되는 것을 경계하자는 것"이라며 "저는 적폐청산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폐청산'이라는 정치 기술을 배척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적폐청산 반대가 아니라 정치 기술·수단화되는 걸 배척할 뿐"안 대표는 이어 "비정상은 또 있다. '개혁과 사수를 바라는 평당원'이라는 묘한 이름의 비방 격문이 있다는데, 정체와 의도가 비정상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를 반대한다고 규정하고 공격하는데 (그게 아니다)"이라고 해명했다.
"적폐청산 구호를 앞세워 몰아갈 게 아니라, 엄정한 증거를 들이대고 법과 절차대로 처리하자는 것이다. '몰아가기 정치'가 아닌 사법적 소추를 하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안 대표는 "이런 비정상 언급들 속에는 늘 전가의 보도처럼 '호남 민심'이 동원된다. 하지만 제가 듣는 호남 지지자의 목소리는 '국민의당이 더욱 강해져서 집권의 희망을 보여달라'는 것"이라며 "민주당 들러리 서는 역할 하다가 소멸하라고 요구하는 건, 호남 내 민주당 지지자들의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특정인 극렬 지지세력의 온라인 여론 농단에 눈 돌릴 여유조차 없다. 국민의당과 안철수는 묵묵히 걸어갈 것"이라며 "모두 함께 가기를 강렬히 희망하지만, 응당 가야 할 길을 비정상으로 인식한다면 끝까지 같이 못할 분이 있더라도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