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다른 나라의 전통복장으로 놀이를 하고 있다.
심규상
유치원 교실로 들어섰다. 원아들이 놀이를 즐기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입은 옷도, 즐기는 놀이도 조금 남다른 데가 있다. 한 아이는 다른 나라의 전통복장으로 놀이를 하고 있다. 놀이가 끝나자 아이들이 옷을 벗어 가지런히 옷걸이에 걸어둔다.
교실 한편에 나라별 옷가지들이 나란히 걸려 있다. 전시품이 아니라 평소 아이들이 놀이 시간 때마다 입는 옷이다. 또 나라별 놀이기구도 놓여 있다. 신기방환(중국), 저이주엔(베트남), 세팍타크로(태국), 코코넛 밟기(베트남), 연콩쥬놀이(중국)... 등 놀이기구도, 놀이 이름도 낯설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이곳 태안이원초병설유치원(원장 남의현) 아이들에겐 익숙해 보인다. 한 아이에게 "'저이주엔'이 뭐냐"고 묻자, 곧바로 시범을 보이며 "베트남 공기놀이"라고 답한다.
유치원 벽면에는 수상가옥 등 나라별 가옥 형태와 명소가 사진과 함께 소개돼 있다. 화폐 단위까지 설명이 돼 있다. 교실 환경 곳곳에서 다양한 나라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이원초병설유치원은 본교 유치원과 관동분교 2곳이다. 이 날은 모두 본교에서 함께 수업을 진행했다. 본교유치원과 분교유치원에 다니는 13명(본교 6, 분교7) 중 절반이 넘는 7명의 원아가 다문화 가정이다. 이 유치원이 충남도교육청으로부터 다문화유치원으로 지정된 이유다.
"말문 트이는 걸 보면 뿌듯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