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영장심사.."청와대서 먼저 요구... 상납 아니라 생각"

남 전 원장 "청문회 준비 때 처음 돈 줘야 한다 들어..원장이 쓸 수 있는 돈"

등록 2017.11.16 17:49수정 2017.11.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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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안봉근·정호성 중 누군가가 요구..먼저 준 것 아니며 용처는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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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끝마친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7.11.16 ⓒ 최윤석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방현덕 기자 =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의혹으로 구속 갈림길에 선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청와대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법원에서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검찰과 변호인 등에 따르면 남 전 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초에 누가 청와대에 돈을 내라고 했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누구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국정원장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청와대에 돈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전 원장은 이후 청와대에서 안봉근 전 비서관을 만난 자리에서 다시 귓속말로 돈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남 전 원장의 변호인은 "(청와대에서)먼저 달라고 하니 '그 돈이 청와대 돈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누가 달라고 했으니 줬지 먼저 상납한 것은 아니다"라며 "남의 돈을 전용한 것이 아니고 국정원장이 쓸 수 있는 특활비 중에서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상납의 고의성을 부정하면서 본인이 사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돈을 사용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으로 풀이된다.

변호인은 "상납도 아닌 것 같은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남 전 원장에게 상납을 요구한 사람이 '문고리 3인방' 가운데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은 아니며, 안봉근 전 비서관이나 정호성 전 비서관이라고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요구받은 것은 없다고도 부연했다.

또 상납을 요구받을 때 용처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기본적으로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다"며 "참모총장까지 한 사람이 뭐가 무서워서 도망가겠느냐"며 불구속 수사를 호소했다.

이 밖에도 특활비를 다른 국회의원들에게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국정원법상 예산 출처 등은 이야기할 수 없다"고 밝혔고, 퇴직 경찰관모임인 경우회에 대한 대기업 특혜 지원을 도왔다는 의혹에는 "그 과정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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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국정원특활비상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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