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포항여고 깜짝 방문에 학생들 "헐! 대박"

[포항은 지금] 문 대통령 지진 후 첫 포항 방문 수험생·이재민 만나

등록 2017.11.24 14:08수정 2017.11.2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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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포항 지진 현장점검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으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포항 지진 현장점검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으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진 발생 이후 처음으로 포항을 방문했다. 24일 포항을 찾은 문 대통령은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과 이재민을 만났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포항 방문 일정을 조율해 오던 중 수능 이후 방문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날 포항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수능 연기로 빚어진 마음의 짐을 털어놓으라고 당부했고, 이재민들에게는 조속한 피해 복구를 약속했다. 학생들은 수능 연기 결정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주민들은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대통령 등장에 포항여고 떠나갈 듯 함성 "수능 연기 고마워요"

24일 오전 문 대통령이 탄 차와 경호 차량 등이 포항여자고등학교로 줄지어 들어서자 직전까지 방문 사실을 몰랐던 학생들이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문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손을 흔들자 순식간에 교정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대통령 일행을 환영했다. 학생들의 환호성으로 근접 취재에 나선 기자들조차 마중 나온 교장과 문 대통령 사이의 대화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포항여고는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과학실의 포르말린이 누출돼 수능 고사장에서 취소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던 곳이다. 문 대통령은 학교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금이 간 시설물 등 학교 곳곳을 둘러보았다.

문 대통령이 고3 학생들이 있는 교실을 방문하자 또 다시 환호성이 터졌다. 문 대통령이 "수능 연기 결정은 어땠냐"고 말하자 박민지 학생이 나서 "수능이 연기됐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그 다음에 문제집 같은 걸 버린 친구들이 많아서 문제집 구하러 다닌다고 좀 힘들긴 했다"면서 "그래도 수능이 일주일 연기돼서 부족했던 부분을 좀 더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지진 현장점검, 포항여고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으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해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진 현장점검, 포항여고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으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해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겠다"

3학년 9반 담임인 윤원경 교사는 "(수능 연기를) 결정해 주신 정부 관계자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다"라면서 "현장 상황에 귀 기울여 주시고 현장 상황을 최우선으로 해 주신 것에 대해 감동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담임 교사의 말에 일부 학생들이 울먹이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수능 연기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있고 잘못하면 불공정한 결과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라면서 "대부분의 국민, 학부모, 수험생들이 수능 연기 결정을 지지해 주고 오히려 포항 학생들 힘내라고 응원도 해 주셨다. 참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학생과의 만남이 끝나갈 무렵, 문 대통령은 안전한 대한민국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발생한 경주 지진을 양산 자택에서 겪은 경험을 이야기하며 "누구보다 생생하게 잘 느끼고 있다"면서 "열심히 노력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과 단체 사진을 찍었고, 사인을 받아가는 학생들도 있었다. 학교를 떠날 때는 다른 학급 학생들까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대통령을 배웅했다.

문 대통령, '포항 지진' 중앙 정부 차원 지원 약속

뒤이어 이번 지진으로 피해가 집중된 포항시 북구 흥해읍을 찾은 문 대통령은 흥해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들을 만났다. 이재민들은 중앙 정부 차원의 지원을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이번 지진으로 건물이 기울어지는 피해가 발생한 대성아파트에 산다는 한 주민은 문 대통령에게 "입주할 때까지만이라도 정부에서 보조를 해 달라"고 말했고, 인근 한미장관맨션에 산다는 주민은 "수리를 한다 해도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면서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꼭 대통령께서 실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지진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포항지력발전소에 대한 본격 조사를 부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던 문 대통령은 "안전진단을 해서 안전적으로 문제가 생겨서 계속해서 거주하기 힘든 건축물들은 하루빨리 철거하고, 이주해 갈 수 있는 집을 빨리 제공해 드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면서 "포항시, 경상북도와 함께 중앙 정부도 최선을 다해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재난급식소서 자원봉사자들과 식사... 주민들 "대통령 믿는다"

주민들과 만난 후 문 대통령은 대한적십자사에서 마련한 재난구호급식소에서 직접 식판을 들고 김부경 행정자치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과 함께 식사했다. 자원봉사자들도 문 대통령 일행과 함께 식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 대통령이 다년간 뒤 주민들은 이번 방문이 지진 피해 복구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다. 최정예(61)씨는 "대통령이 여기까지 와서 고맙다"면서 "정부가 대책을 세워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흥해읍내의 한 연립주택에 살고 있다는 양아무개(60)씨는 "대통령을 믿는다"면서 "대통령이 오신 것에 대해 고맙고 우리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진으로 파손된 건축물의 재건축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보탰다.

#포항 #지진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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