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어느 트럭 과일장수의 영업비밀

등록 2017.11.28 10:18수정 2017.11.28 10:18
1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날이 어둑해진 길이었다. 도서관을 나와 골목 길에서 대로변 모퉁이를 도는데 과일을 실은 트럭 한 대가 서있다. 거의 팔렸는지 트럭엔?과일이 별로 없다. 그래도 사과는 많이 남았다. 한봉지 살까 하다가 그냥 지나쳤는데 과일 장수가 큰 소리로 외친다.
김인철

"사과가 10개에 천원! 떨이에요. 떨이"


나는 순간 가던 길을 멈췄다. 본능적으로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두드렸다. 가만있자, 사과가 10개에 천원이면 1개에 100원. '이거 레알 실화냐? 우와 무지 싼 데' 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냉장고에 신선한 과일을 넣어 본 지도 까마득했다. 가던 길을 돌려 트럭 쪽으로 향했다.

"아저씨 이 사과 얼마에요?"
"10개에 사천원요"

엥, 사...사천 원요. 그럼 그렇지. 배가 고파서 사천원을 천 원으로 잘못 들은 모양이다. 그래도 10개에 사천원이면 괜찮은 가격이었다.

"사과 10개 주세요"
"옙"

과일장수가 콧노래를 부르며 사과를 검은 봉지에 하나씩 담고 있는데 아가씨 한 명이 오더니 과일장수에게 사과의 가격을 묻는다.


"아저씨, 이 사과 얼마에요?"
"10개에 사천원이에요"
"네?"

머리가 긴 여자는 뭔가 무지 많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두세 번 갸웃거리더니 다시 가던 길을 갔다.


"감 하나는 보너스입니다"

과일 장수는 큰 선심이라도 쓰듯 작은 감 하나를 검은 봉지에 쿡 쑤셔넣었다.

"감사합니다"

지갑에서 천원짜리 네 장을 건네고 한 손에 사과봉지를 들고서 가던 길을 다시 가는데 한  이십 미터쯤 갔을까. 과일장수는 사람들을 향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사과가 10개에 천원. 떨이에요. 떨이"

나 방금 과일장수한테 낚인 거 레알 실화냐??다시 가서 따지기도 뭐하고 그냥 집으로 왔다. 한입 베어 물었더니 새콤달콤 맛은 있네.

#사과 #노하우 #과일장사
#모이 #노하우 #사과 #영업의비법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 뉴스 시민기자입니다. 진보적 문학단체 리얼리스트100회원이며 제14회 전태일 문학상(소설) 수상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전국 최고 휴게소 행담도의 눈물...도로공사를 향한 외침 전국 최고 휴게소 행담도의 눈물...도로공사를 향한 외침
  2. 2 쌍방울 법인카드는 구속된 김성태를 따라다녔다 쌍방울 법인카드는 구속된 김성태를 따라다녔다
  3. 3 "꽝" 소리 나더니 도시 쑥대밭... 취재기자들도 넋이 나갔다 "꽝" 소리 나더니 도시 쑥대밭... 취재기자들도 넋이 나갔다
  4. 4 "관광객들, 경치는 좋은데 물은 똥물이라고..." "관광객들, 경치는 좋은데 물은 똥물이라고..."
  5. 5 '윤석열 퇴진' 학생들 대자보, 10분 뒤 벌어진 일 '윤석열 퇴진' 학생들 대자보, 10분 뒤 벌어진 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